수출 부진 여파로 국내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수출이 세계 경기 둔화로 반도체, 화공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1월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8월(30억5000만달러 적자) 이후 석 달 만에 적자 전환이다. 경상수지는 작년 11월 누적 기준 243억7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동기(822억4000만달러)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5억7000만달러 적자로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달 무역수지는 70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으나 상품수지는 통관 기준인 무역수지와 달리 소유권을 기준으로 수출, 수입을 계상해 가공무역, 중계무역 순수출 등이 수출로 잡히고 운송 보험료 등이 수입에서 빠지면서 상품수지 적자폭은 무역수지 적자폭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11월 누적 상품수지는 115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동기(717억3000만달러)의 6분의 1 수준에도 못미쳤다.
수출은 523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12.3% 감소했다. 석 달 째 감소세다.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화공품 등이 각각 28.6%, 16.0%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은 538억8000만달러로 수출보다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0.6% 증가에 그쳤다. 2020년 12월(-0.3%)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다.
서비스 수지는 3억4000만달러 적자로 한 달 만에 적자 전환했다. 서비스 수지 가운데 여행수지는 7억8000만달러로 1년 전(5억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2억8000만달러 커졌다. 운송수지는 4억8000만달러 흑자를 내긴 했으나 흑자폭이 12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69.5% 급락하는 등 운송수입이 33억3000만달러로 12억4000만달러 쪼그라든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14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2억6000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배당소득수지가 배당지급 감소에 7억5000만달러 흑자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 순자산은 18억5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32억4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40억8000만달러 늘어 지난해 8월(6억1000만달러)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해외주식투자는 주요국 통화긴축 완화 기대 등으로 증가 전환했고, 채권투자는 펀드 등 기타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14억9000만달러 늘어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 등으로 증가했으며, 채권투자는 단기채권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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