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학자, 배터리왕 CATL 저격 "천하가 고통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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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01-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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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L 독점·부정당 경쟁행위 조사해야"

  • 공급망 장악한 CATL에 '반기'든 車기업

  • CATL, 특허 무기로 내세워 경쟁사 압박도

중국 배터리왕 CATL [사진=로이터]

'천하가 CATL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받는다(天下苦寧王久矣).'

중국 저명한 경제학자가 최근 중국 배터리왕 CATL(닝더스다이, 寧德時代)이 신에너지 업계에서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저격했다. CATL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한 배터리 왕이다.
 
"CATL 독점·부정당 경쟁행위 조사해야"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을 지낸 런쩌핑은 지난 9일 SNS에 최근 신에너지 업계에 "천하가 닝왕(寧王, CATL)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받는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CATL이 경쟁사를 억압하고, 자동차 기업을 위협하며, 업스트림·다운스트림 이윤을 압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초기 업계 선두주자였던 CATL이 차츰 독점기업에서 심지어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파괴하는 기업이 됐다며 CATL의 횡포를 비판했다. 오늘날 중국 신에너지 산업의 폭발적 증가는 신에너지 기술 혁명, 중국 정부의 장기적 지원, 과학가의 혁신, 기업가의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지, CATL 혼자 이뤄낸 성과는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런쩌핑은 기업이 커지면 혁신의 선구자, 가치관의 등대, 공정한 경쟁 생태계의 수호자, 사회 발전의 추진자가 돼야지, 횡포나 독점을 일삼으며 약자를 괴롭히고 법규·관리감독을 무시하면 안된다며 CATL에게 업계 대장다운 모습과 포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업계와 당국을 향해 CATL이 분쟁의 소지가 있는 특허를 내세워 업계 경쟁자를 억압하는지, 독점·부정당 경쟁행위 등 혐의는 없는지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공급망 장악한 CATL에 '반기' 든 車기업
CATL은 중국은 물론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다. 중국전기차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2021년까지만 해도 CATL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52.1%에 달했으나, 지난해 11월 말까지 48.02%로 하락했다. 

이처럼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CATL은 배터리 업스트림·다운스트림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공급망 장악에 나서왔다.

CATL의 가격 영향력도 세지면서 업계 불만의 목소리도 고조됐다. 앞서 CATL은 배터리 공급단가를 2022년 2분기 기준 0.94위안/Wh로, 1분기보다 14.63% 올린 바 있다. 지난해 세계전기차배터리 총회에서 CATL의 고객인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쩡칭훙 회장은 "전기차 제조비용의 40~6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며 "우리가 CATL을 위해 '노동'하냐"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완성차 기업들은 CATL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공급망 다각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대체기업을 적극 물색 중이다. 광저우자동차가 CATL 이외 신왕다(欣旺達), CALB(中創新航, 중촹신항)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게 대표적인 예다. 샤오펑자동차도 CATL 이외에 CALB, 이브에너지(億緯鋰能), 신왕다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CATL, 특허 무기로 내세워 경쟁사 압박도
이에 위협을 느낀 CATL은 특허를 무기로 내세워 경쟁사를 압박해 왔다. 중국제일재경일보와 특허정보 플랫폼 팟스냅(PatSnap)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신에너지차 관련 분야 특허 출원 건수 1061개로, 1위를 차지했다. 특허 획득 건수로는 353개로 비야디(530개)에 이은 2위다.   

CATL이 타깃으로 삼은 것은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국 배터리 3위 기업인 CALB다. 중국 매체 36kr은 "CALB의 주고객이 CATL과 대부분 중복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ATL은 2021년 CALB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6억4700만 위안(약 1186억원)의 배상금과 관련 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최근 법원은 CALB에 특허 침해 제품 판매 중단과 특허사용료, 배상금,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CALB가 "CATL이 특허를 남용해 부정당경쟁 행위를 하고 있다"며 항소해 특허 침해 소송은 1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CATL은 앞서 CALB 이외에 중국 또 다른 배터리 제조사 SVOLT(蜂巢能源, 펑차오에너지)와 타펠에너지(塔菲爾新能源) 등에도 특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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