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파괴자' 전세사기...서울·수도권에 자립하는 2030대 청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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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1-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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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전세보증금 피해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토교통부의 2차 설명회가 열렸다. 현장에 참석한 피해자들이 국토부에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아주경제 DB]


전세사기 피해자 10명 중 7명이 2030세대, 피해 보증금은 2억~3억원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이 첫 독립을 이루는 서울과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이 '빌라왕'들의 집중 먹잇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국토교통부의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에서는 임대인 사망 등으로 피해구제가 어려운 경우 임차인들이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보증보험금 청구 방법과 보증보험 미가입자들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절차, 대출연장과 법률지원 방안 등이 논의 됐다. 

국토부는 이 자리에서 법원·법무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전세보증금 반환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전세사기 사건 106건의 피해자 중 30대가 50.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가 17.9%로, 2030이 피해자의 68.8%에 달한다. 40대는 11.3%, 50대는 6.6%를 차지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약 100여명의 피해자도 대부분 2030세대였다.
 
피해지역도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지역 피해자가 52.8%로 가장 많았고, 인천 34.9%, 경기 11.3% 순이었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임차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자에 대해서는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한다. 

기존에는 임차권 등기가 완료된 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대신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보증이행을 청구할 수 있었는데, 사전심사를 통해 임차권 등기 이전에도 보증이행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보증금 지급 기간이 1∼2개월가량 단축된다.
 
이원재 국토부 1차관은 "임대인이 사망한 경우에는 임차권 등기 명령을 신청하는데 필요한 여러 절차를 개선하겠다"며 "법무부와 함께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전세자금대출 만기 연장과 저리 대출도 가능해진다. 경매가 진행돼 머물 곳이 없는 피해자들은 가구당 최대 1억6000만원을 연 1%대 이율로 대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전 영업지점에서 신청 가능하다.
 
긴급 임시 거처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전세사기 피해자 10가구가 HUG의 강제관리주택에 입주한 상태다.
 
4월부터 세입자들은 전세 계약 후 임대인 동의가 없어도 임대인이 미납한 국세가 있는지 열람할 수 있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임대인의 미납 지방세도 세입자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세계약 전 세입자가 임대인의 체납 사실과 선순위 보증금 확인을 요청할 때 의무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차인과 임대인을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 일선 중개사들인 만큼, 이들이 임차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위험 물건 여부를 안내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겠다"면서 "동시에 표준임대차계약서 안에 근저당권 설정 특약을 넣는 등 관련 제도 개선과 함께 1월께 피해자들을 위한 전세사기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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