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변성민 고투조이 대표 "베트남 1위 숙박 플랫폼, 비결은 '현지화'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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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3-01-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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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투조이 창업 5년만에 베트남 1위 숙박 플랫폼으로 '우뚝'

  • 베트남 현지 업계 최초 '시간당·반일 숙박 예약' 선봬

변성민 고투조이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패스트파이브 공유오피스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베트남에서 제대로 판을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고투조이(Go2joy)도 그렇게 시작됐죠.”

변성민 고투조이 대표가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연고도 없는 베트남에서 창업의 길로 들어선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베트남의 문화와 성장 가능성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11일 아주경제와 만난 변 대표는 “베트남은 국민소득은 낮지만 인구가 1억명에 가깝고 인구 절반이 40세 미만인 젊은 국가로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국가”라며 “SK텔레콤의 베트남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이러한 가능성을 몸소 느꼈고, 주저 없이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2014년 이후 현재까지 매년 6%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큰손’들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아직 2000달러 수준으로 낮지만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은 9300만여 명에 달하는 인구에다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으로 생산활동인구가 아주 젊다.

특히 한국은 최근 30년간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다. 1992년 5억 달러로 시작한 한국·베트남 교역 규모는 지난해 161배로 성장하며 807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對)베트남 수출은 142배, 수입은 240배 늘었다. 한국 전체 대외 교역량이 수출과 수입 각각 8.4배, 7.5배 늘어난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변 대표는 이 중 20·30세대 소비력과 문화에 주목했다. 그는 베트남 인구 중 절반이 20·30세대지만 이들이 이용할 만한 온라인 숙박 플랫폼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사업 아이템을 착안했다.

변 대표는 “당시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레저 기업)들도 대거 베트남에 진출해 있었지만 대부분 해외 여행객을 위한 4~5성급 호텔만을 취급해 비용이 비싸거나 숙박 예약만 가능해 현지인들에게 외면받고 있었다”며 “이에 젊은 층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은 낮추고, 편의성은 높인 숙박 플랫폼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베트남판 야놀자로 불리는 베트남 호텔 숙박 중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업체 고투조이다. 2017년에 문을 연 고투조이는 베트남 현지에서 처음으로 시간당·반일 숙박 예약 기능을 선보이며 출시하자마자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관심은 성과로 이어졌다. 베트남 문화를 완벽히 이해한 서비스로 이용자뿐만 아니라 숙박 사업주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창업 5년 만에 ‘베트남 숙박 플랫폼 1위’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고투조이는 현재 베트남 전국 16개 도시에 있는 4500여 개 호텔과 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4만5000건 이상 예약을 받고 있다. 창업 당시 3명이던 임직원 수도 어느덧 70명 가까이 늘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지난해까지 누적 투자금 90억원 규모를 확보하기도 했다.
 

고투조이 성장곡선 [그래프=고투조이]

 

변성민 고투조이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패스트파이브 공유오피스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그는 “창업 초기엔 업주들을 직접 찾아가 사업 시스템에 대해 이해시키는 데만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다”면서도 “지금은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 예전엔 호텔 하나 계약하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면 지금은 하루 안에 구두로 승인받고, 숙소도 선별해 받고 있다”고 했다.

변 대표는 임직원 전체가 베트남 현지인으로 구성된 점도 회사 성장에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자부터, 마케팅, 영업인력까지 전부 베트남 현지인으로 구성되다 보니 시장에서 요구하는 니즈를 바로바로 수용해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강점”이라며 “사업 초기엔 의사소통 과정에 있어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직원들이 가장 든든한 존재”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한국과 달리 느린 시장 반응으로 인해 투자자를 납득시키고 투자 유치까지 이끄는 데도 상당한 공을 들여야만 했다. 또 한국인 신분으로 현지 업주들에게 사업을 이해시키고 참여하게끔 만드는 데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다.

변 대표는 “처음엔 모든 호텔을 직접 찾아 사업 아이템을 설명하고 수수료도 기존보다 낮춰 서비스를 먼저 이용해볼 수 있도록 제안했다”며 “지금도 여전히 일부 업주들은 수수료를 낮춰 달라고 요구하지만 고투조이 이용 전후 매출이 30~40% 이상 차이 난다는 점을 깨닫고 한두 달 만에 다시 찾아준다”고 했다.

온라인화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매월 10% 이상 성장과 매년 4만~5만명 넘는 이용자들이 고투조이에 유입되지만 이들 중 예약까지 이어지는 비중은 낮기 때문이다.

변 대표는 “여전히 베트남 내에선 오프라인을 통해 숙박 예약을 하는 사례가 많고 고투조이에 들어와 숙소 정보만 확인하고 나가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다양한 1~2성급 호텔들을 플랫폼 내에 입점시키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대표 OTA인 야놀자와 여기어때도 국내 호텔 시장에서 15% 정도 온라인화를 이끌었으니 베트남은 더욱 전환이 더딘 상황”이라며 “우선은 고투조이도 15%까지 베트남 호텔·숙박 시장을 온라인화하는 것이 목표다. 베트남 호텔·숙박 시장이 3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4500억원이라는 엄청난 시장을 앱 내에 입점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고투조이]

[사진=고투조이]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시간당 호텔 예약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는 태국, 필리핀을 다음 타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우선 올해는 베트남 시장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빠르게 지역을 확장하는 대신 내실을 기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예전에는 사실 매출 2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공격적인 성장을 꾀했지만 국내외 경제 상황을 감안해 우선 이용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며 “월 10만건 예약을 달성하면 충분히 추가 투자 없이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투자금 활용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변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사용자 확보와 인지도 제고를 위해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앞으로는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숙박비품 유통(MRO) △오프라인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 등 신규 비즈니스에 많이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변 대표는 베트남 로컬 호텔산업 패러다임을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고투조이가 한 국가의 산업 지형을 바꾼 스타트업으로 기록되고 싶다”며 “베트남 사업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간당 호텔 시장을 제패하고, 더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도 호텔을 시간당으로 판매하고 이용하는 문화를 전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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