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카카오 3형제'가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세 회사의 주가가 최근 일주일 만에 평균 19%나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개선과 패시브 자금 유입 등으로 이들 3사의 주가를 두고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7거래일간 17.46% 상승했다. 최근 들어 카카오의 주가는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7거래일 동안 기관은 2101억원, 외국인은 20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카카오는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 SK하이닉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도 15.11%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 6위에 포함되며 외국인 수급의 영향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25.14% 상승해 카카오 3형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카카오 3형제의 시가총액도 42조1284억원에서 49조7618억원으로 7조원 넘게 불었다.
카카오 3형제의 주가는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금리 인상, 실적 악화, 경영진 스톡옵션 먹튀 논란, 데이터센터 화재 등 악재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면서다. 지난해 3월만 해도 11만원대였던 카카오는 10월 4만65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도 5만원대에서 1만원대로, 카카오페이는 14만원대에서 3만원대까지 급락했다.
올해는 연초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성장주에 대한 반등 기대감이 커지면서 카카오도 주가 하락을 일부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성장주는 금리 인상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인건비 부담이 확대되는 등 부정적인 환경에 놓여있었다.
올해 카카오 실적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다올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8.1%, 46.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보수적인 신규 인력 채용, 연봉인상폭 최소화를 통한 인건비 부담 감소를 투자포인트로 꼽았다.
카카오뱅크는 대출 규제 완화가 기대된다. 2022년 7~8%에 머물렀던 대출성장률이 2023년에는 15%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대출 성장률 회복,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수급 요인을 고려해 업사이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2만5000원에서 16%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엇갈린 전망도 이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겠지만, 현재 주가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성장 속도는 아니라고 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27% 증가한 6955억원이 예상된다. 영업적자는 24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3분기까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카카오페이증권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에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다음 달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다음 달 10일 발표 예정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2월 리뷰에서 카카오페이가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편입 시 예상 유입자금 규모는 825억원이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카카오페이의 유동시가총액은 편입 기준치를 웃돌았다"며 "심사가 이뤄지는 날 현재보다 주가가 15.5% 이상 하락하지 않는 이상 이번 2월 리뷰에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