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김정훈 기자 ksg49@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검찰,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대표의 전날 검찰 출석 현장에 당내 현역 의원 50여 명이 동행하면서 패거리 정치 문화를 재현, 오히려 당내 일부 세력을 비롯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남동구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정치검찰에 맞서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했다"며 "저들의 야당 파괴,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의연하게 분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2년 전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낸 바 있는 성남FC 후원금 의혹만큼은 더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이 대표의 자신감 표시로 읽힌다. 이 대표는 전날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해 약 12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이에 당 지도부도 일제히 이 대표를 엄호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공화국의 억지 법리이자 사법 농단"이라며 "불의한 정권이 마녀사냥식 정치 소설을 아무리 그럴싸하게 쓴들 자신들의 무능과 치부를 덮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계기로 사법 리스크가 당 전체로 확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 개인 비리 의혹에 당 지도부가 대거 병풍을 치면서 당 전체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성남FC 의혹'뿐만 아니라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망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져 있는 상황은 사법 리스크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이 대표는 당분간 지지세력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가 이날 인천시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오후에 인천 지역 당원 및 지지자들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남은 사법 리스크 대응 기조와 민생 위기 극복 방안을 내놓고 여론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일제히 인천·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참석...나경원 견제구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은 11일 인천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는 400여 명의 당원이 운집했다. 당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의원이 단상 위에 올라 연설을 할 때마다 해당 의원의 이름을 연호했다. 특히 인천이 지역구인 윤 의원이 연설할 때는 환호성과 박수가 잇달아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 남동구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를 찾아 "당원 동지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잘 키워나갈 수 있도록 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저는 여기 계신 든든한 우리 국민의힘 지지자분들과 지금까지 저를 많이 따르는 중도층과 20·30세대는 항상 (지지율) 20%가 고정적으로 나온다"며 "합치면 반드시 수도권에서 이기고 반드시 170석을 (확보)해서 윤 정부를 꼭 성공시키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던지고 장고에 들어간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동작구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찾았지만,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