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한창인 1월에 낮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울의 기온은 평년(1.6도)보다 7.2도 높은 8.8도였다. 남부 지방은 부산이 12.3도, 광주광역시가 12도를 기록했고, 제주는 16.2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1월 중순은 통상적으로 겨울 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기지만, 평년으로 따졌을 때 3월 초·중순에 해당하는 봄 날씨를 보이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기온은 지난 주말부터 점차 오르는 추세다.
봄 날씨의 겨울을 부른 것은 따뜻한 공기를 머금은 이동성 고기압이다. 한반도가 북쪽의 찬 공기를 몰고 온 시베리아고기압(대륙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이러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지면을 데워 낮 기온을 크게 높이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의 대륙고기압이 확장한 다음에 찬 공기 지원이 끊기면 고기압의 가장자리, 즉 한반도 인근에서 따뜻한 형태로 변질되는 이동성 고기압이 생긴다”면서 “그 고기압이 지금 한반도를 덮으면서 따뜻한 성질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동성 고기압이 동해상으로 이동하면서 남풍을 한반도로 불러들일 예정이다. 고온다습한 바람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더 올라 올겨울 들어 가장 따뜻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서울은 한낮 기온이 13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월 중순에 서울의 기온이 13도를 기록한 건 세 번에 불과하다. 역대 가장 높은 낮 최고기온은 2002년 1월 15일에 13.5도다.
남부 지방은 부산 16도, 광주 17도 등 대부분 15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한낮 기온이 20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주에서 1월 중순에 20도 이상을 기록한 건 기상 관측(1923년) 이후 100년간 두 번밖에 없다. 1950년 1월 17일에 기록한 21.8도가 역대 1위다. 일부 지역에서는 1월 낮 최고기온 기록이 깨질 수도 있다.
한편 13일에는 호우주의보 가능성이 전망된다. 13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8도를 기록하는 등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기온도 점차 떨어질 전망이다.
주말인 14~15일에도 전국에 비 또는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 다시 평년 수준의 추위가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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