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대리점(GA)업계의 빅테크 보험시장 진출 반대 움직임이 격화돼 관련 서비스 도입이 공회전을 거듭하자 금융위원회가 업권별 간담회를 다시 추진한다. GA업계는 당국이 구체적 절충안을 가지고 나올지, 아니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달래기식 '쇼잉'에 그칠지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2일 GA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3일 GA협회 등과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관련 간담회를 갖을 예정이다. GA업계는 그간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들의 '보험사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운영을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 개최 등 이들의 시장 진입 자체를 막아왔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관련 시범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큰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앞서 빅테크들은 그동안 자사 플랫폼 내 보험 중개 서비스 도입을 준비해왔다. 한때 당국은 이를 광고가 아닌 보험 판매 중개 행위로 보고 해당 행위를 금지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보험업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은 빅테크들은 중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새 정부 들어 해당 기조가 바뀌며 관련 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금융 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를 적용, 이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8월 금융위는 규제혁신 2차 회의를 열고 '온라인 플랫폼 보험상품 중개업 시범운영'을 확정했다.
GA업계는 빅테크들의 우월적 지위로 인한 불공정 경쟁과 설계사들의 생존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빅테크들의 보험 상품 비교·추천만으로 대리점 설계사들에 대한 고객 유인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국이 플랫폼 비교 서비스 취급 상품을 온라인 채널은 물론 텔레마케팅·대면 채널 상품도 모두 포괄하도록 한다는 방침이어서 관련 우려가 증폭됐다. 이외 1년마다 갱신돼 가입자들의 이동이 잦은 자동차보험이 첫 서비스로 논의되고 있는 점과 플랫폼 업체에 지급할 서비스 수수료 책정도 부담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자칫 이번 간담회가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생존권이 달린 만큼 빅테크들의 비교·추천 시장 진입 자체를 반대했고, 그 이유 등을 당국 및 외부에 지속 설명해왔다"며 "해당 간담회가 GA업계 달래기 성격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과 같은 제안을 해 온다면 반대 움직임에 지속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당국 관련 실무자들의 인사가 있었고, 로드맵은 살아있는데 개시 기한이 지나면서 사실상 해당 서비스 논의를 다시 시작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당국 측이 뭔가 새로운 제안을 해 온다면 관련 업계 역시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대리점업계는 지난 8월과 10월 각각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과 광화문에서 ‘온라인 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 저지 및 45만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두 차례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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