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당권 경쟁주자들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 전 의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치적 유불리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양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 후 사흘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사의를 표명한 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볼 때 출마로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을 지냈던 한 관계자는 이날 "나 전 의원은 본인이 나갈 수 있는 선거에는 거의 매번 출마한다"며 "여권 내에선 나 전 의원을 '상습 출마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까지 던졌는데 (나 전 의원 입장에선) '못 먹어도 고' 아니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이는 이미 돌이킬 수 없어진 셈"이라고 전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해 "당 대표 출마 이후 3월 8일 전까지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으면 무조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역시 지난 11일 "100% 출마한다. 지고 못 사는 사람이고, 가만히 있고는 못 사는 사람"이라고 답한 바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나 전 의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중 당 대표 지지도 1위를 차지한 데다가, 보수 진영 인지도면에서 나 전 의원보다 우세한 인물이 없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수도권 대표론'을 두고 안철수·윤상현 의원이 김기현 의원과 각을 세우며 나 전 의원과 연대하려는 기류가 흐르자, 김 의원은 "유치한 발상"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영남지방자치연구원 개원식에 참석해 "당 대표의 출신 지역을 거론하고 그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팩트에 맞지 않는 궤변이자 유치한 발상"이라며 "수도권 출신의 황교안 전 대표가 당 대표를 해서 바로 3년 전에 우리가 폭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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