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역대급 불확실성 온다" 비용 절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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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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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들이 연초부터 비용 절감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조달금리가 치솟고,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를 거란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불필요한 영업점을 정리하는 동시에, 인력 조정 과정도 병행하며 ‘고정비’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 2일 서울 마포 소재 영업점의 운영을 정식으로 종료했다. 이후 관련 업무는 종로 영업부로 통합된다. 마포와 종로 사이의 거리를 고려하면, 담당해야 하는 영역이 상당히 넓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작년부터 가시화됐다.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작년 3분기 말 국내 영업점포는 149개로 재작년 말(197개)보다 48개가 줄었다. 여기엔 우리카드가 작년 하반기에 실시한 ‘복합센터화’ 작업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우리카드는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센터, CP지점(카드 모집), 캐피탈 지점(오토금융)을 하나로 합쳤다. 그 결과, 작년 상반기 말 46개에 달했던 점포 수는 3분기 말 12개로 34개가 줄었다.
 
‘희망퇴직’을 통한 몸집 줄이기도 병행 중이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연초에, 현대카드와 우리카드는 작년 말에 각각 퇴직자를 모집했다. 대상 범위도 넓혔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만 10년 이상 근속자까지 지원 범위를 키웠다. 카드 모집인 역시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지난 2017년 말 1만6658명에 달했던 모집인 수는 2020년 말(9217명) 1만명 밑으로 내려앉은 이후, 작년 말에는 7678명까지 줄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는 이유는 급격히 나빠진 업황이다. 일단 조달비용 부담이 커졌다. 11일 기준 여전채 3년물의 AA+ 등급 금리는 4.941%로, 작년 동기(2.565%)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금 경색’ 문제는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작년 말 해당 채권 금리가 6%에 근접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 수준 진정됐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이 롯데건설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은 것도 이러한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올해 최대 과제로는 ‘자금 경색’보단 ‘건전성 관리’를 지목하고 있다. 8개 카드사의 작년 3분기 한 달 이상 연체액은 1조4076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보다 6.5% 늘었다. 올해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권의 ‘연체율 급증’ 현상이 가시화하면, 그 시작점은 2금융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외의 사업 여건도 좋지 못하다. 카드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던 자동차 할부금융과 카드론(장기대출) 모두 고금리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에 각 카드사들은 올해 경영 목표를 최대한 보수적인 수준으로 내려 잡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최근 각 사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라는) 공통의 먹거리로 생존하던 시기는 이제 지났다”며 “이제는 데이터, 디지털 등 업체별로 차별된 강점을 발굴해야 성장할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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