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쇼 진품명품' 양의숙 감정위원 "자신의 이야기 담긴 고미술이 가장 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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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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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정어머니 사랑 담긴 '제주 알반닫이' 등 소장품 40여점 공개

‘TV쇼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으로 알려진 양의숙 예나르 대표 [사진=전성민 기자]

“저에게는 작고 사랑스러운 반닫이 한 점이 있습니다. 45년 전 친정어머니께서 딸의 산바라지를 위해 제주에서 상경하면서 가져온 자그마한 알반닫이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고가의 반닫이는 아니지만, 저에게는 첫아이를 키우며 사용하던 추억과 친정어머니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결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반닫이죠.”
 
20여년간 사랑받고 있는 KBS 장수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으로 알려진 양의숙 예나르 대표가 출연자가 아닌 자신의 소장품을 감정한다면 어떨까?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소중한 알반닫이에 대한 설명 속에는 양 위원이 중시하는 고미술의 가치가 담겨 있었다.

가나문화재단은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 1, 2에서 양의숙 대표의 책 '진품 고미술 명품 이야기'의 출판을 기념하여 전시 ‘진품 고미술 명품 이야기’를 개최한다.
 
지난 13일 개막한 전시에는 양의숙 예나르 대표가 인생 처음으로 구입한 전통 목가구 ‘너말들이 뒤주’, 친정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제주 알반닫이를 비롯해 우리 민예품에 대한 열의로 발견하고 품어낸 경패와 염주함, 박천 담배합과 채화칠기장 등 소장품 40여점이 출품된다. 양 대표와 함께 세월을 보낸 소장품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예나르라는 고미술 가게 이름에는 “예술을 나르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전시를 하루 앞두고 가나아트센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의숙 대표는 “예전에는 값이 비싸면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은 없어진다”라며 “내가 고미술품을 갖고 있으면 나의 이야기가 담기게 된다.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 고미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고미술에 넣고 다시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제주 알반닫이 [사진=가나문화재단]

특히 제주가 고향인 양의숙 대표는 제주의 민속 문화를 알리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태어난 뛰어난 독창성을 보여주는 제주문자도와 제주의 나무와 흙으로 빚은 여러 가지 민속품들도 이번 전시에 함께 출품됐다. 양 대표는 “제주의 괴목은 환경으로 인해 돌처럼 단단한 특징이 있다”라며 제주 민속 문화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책에 수록된 작품들과 그에 얽힌 인생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가나아트센터 관계자는 “글을 읽으며 전시를 감상하다 보면 박물관의 ‘유물’로 대하며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작품들이 어느덧 삶 속의 친숙한 가구로, 일상 소품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양 대표가 평생을 바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노력이 바로 이런 ‘거리 좁히기’였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가나문화재단은 ‘문화동네 숨은 고수들’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조형미술계 숨은 역군들의 활약상 정리를 공익사업의 하나로 여기고 진행해왔다.
 
2014년 우당 홍기대(고미술상)의 '조선백자와 80년', 2016년 두 번째 결과물인 표구장 이효우의 '풀 바르며 산 세월', 2020년 세 번째 기획 수집가 김용원의 '구름의 마음 돌의 얼굴'에 이어 2023년 네 번째 기획으로 민속품 감정 전문가 양의숙의 '진품 고미술 명품 이야기'를 출판 후원했다.
 
가나문화재단의 출판사업 ‘문화동네 숨은 고수들’ 기획은 몸으로 부딪치며 얻어낸 살아있는 미술 현장의 기록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가나아트센터는 “나무가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뿌리 옆에 작은 뿌리가 촘촘히 얽혀 내려가야 하듯이, 재단은 이러한 미시사적, 공시(共時)적 관점의 서술이 후대에 전해질 과거의 순간이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는 미술 사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염주함 [사진=가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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