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한국경제의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며 부정적인 진단의 수위를 높였다. 고물가 속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세와 주요 주체들의 심리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 둔화 우려' 진단은 작년 6월 그린북에서 처음 언급한 이후 이달까지 8개월째 지속됐다. 이달에는 '둔화 우려' 수준에서 '둔화 우려 확대'로 더 어두운 진단을 내렸다.
수출은 지난달 1년 전보다 9.5% 줄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을 중심으로 이달 초순까지도 '마이너스'를 이어가는 등 부진에 빠진 모습이다.
같은 기간 수입도 2.4% 감소했으나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적자는 9개월째 지속됐다. 무역수지의 적자 확대 등으로 작년 11월 경상수지는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기재부는 "12월 경상수지는 무역적자 축소 등을 고려할 때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지난해 7월(6.3%)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8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하고 소매판매는 1.8% 감소하는 등 내수 회복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10.8% 늘어 전월 증가율(6.4%)보다 확대됐지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0.5% 감소했다.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전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작년 12월 74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 10월(74)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4개월째 하락세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정부는 "설 물가 등 민생 안정에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3대 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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