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생보업계 저축보험 금리 마지노선 6% 뚫리나

운영자산수익률 상승 관측…역마진 축소 기대감

그간 당국 눈치에 5.95% 하회 상품 출시만

부채 증가·변액 수익 하락 등 실적악화 요소 여전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새해 생명보험업계에서 6%짜리 저축보험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간 역마진 등을 우려해 금융당국이 보험권에 저축보험 금리 경쟁 자제를 요구해왔지만 최근 금리 인상에 자산운용수익률이 상승해 역마진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권은 현재 3.3%인 생보업계 평균 운용자산 수익률 상승을 점치고 있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데 기준금리 인상 시 신규 채권 투자에 기존보다 높은 이율이 적용돼 장기적인 운영자산수익률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성을 띠는 생보사 운영자산수익률 개선세가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역마진 우려가 지속됐던 생보사의 고금리 저축보험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마진은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투자 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간 관련 업계 운용자산수익률보다 2%포인트가량 높은 5%대 저축보험이 출시되자 당국이 해당 금리 경쟁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생보업계는 당국을 의식해 연 5.95%짜리 상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6%대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6%대 상품 출시 시 금융권 체감상 운용자산수익률보다 2배가량 높은 상품을 출시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생명이 연 5.7%, 교보생명이 5.8%, 푸본현대생명이 5.9%, KDB생명이 5.95%, 동양생명이 5.95% 등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새해에도 저축보험 판매가 활황인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말 연 5.9% 금리인 '무배당 MAX스페셜저축' 상품을 판매해 완판한 바 있으며 지난 2일 다시금 해당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흥국생명도 지난해 9월 연 4.2% 금리로 출시한 저축보험 상품을 지난 2일 5.8%로 올려 다시금 판매에 나섰다. 양사 모두 각각 3000억원과 2000억원 한도로 관련 상품을 판매했으며 출시 2~3일 만에 조기 완판됐다는 설명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운영자산수익률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동시에 부채 증가와 변액보험 수익 하락 등으로 이어져 실적 악화를 불러일으키는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점도 그 이유다. 현금 확보를 위해 고금리 저축보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들은 대체적으로 이율을 상향 조정해 왔는데 보험 가입자에게 돌려줄 이자가 오르면 보험사 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통상 금리 인상 시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이탈과 함께 증시 하락 흐름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생보사 주력 상품이자 펀드 투자 상품인 변액보험 니즈도 떨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말 기준 생보사 변액 누적 초회보험료는 9314억8900만원으로, 전년 동기(4조4708억4800만원) 대비 79.1%나 급락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역마진 우려 등으로 6%를 저축보험 금리의 마지노선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며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운용자산수익률 상승 분위기와 맞물려 역마진 규모가 축소돼 6%대 상품 출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