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수혜' 목동·'고공행진' 마곡도 '와르르'…매수세 침체 속 5억 이상 '뚝'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 14단지 모습.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강남 3구 등 핵심 지역에서 집값 하락 폭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강서·양천 등 이른바 서울 서남권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아 섣부른 판단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표적인 학군지인 양천구 목동과 고공 행진을 하던 강서구 마곡 일부 아파트 거래가는 주목해볼 만한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아파트(전용 74.19㎡)가 지난 9일 10억2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 같은 면적대가 16억8000만원(6층)으로 최고가를 찍었을 당시와 비교해 6억6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같은 14단지 전용면적 108.28㎡는 2021년 9월 21억5500만원(9층)으로 최고가를 찍었다가 지난해 12월 12억3000만원(14층)까지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이 완화된 3·5·7·10·12단지 등 목동신시가지 대부분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 14단지 상가 내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화로 시세를 묻는 전화는 늘었지만 입주자들은 떨어지는 가격에 한숨만 내쉬고 수요자들은 단순 문의가 많다”면서 “아직은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안전진단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1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수요자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의 규제 완화보다 높은 금리가 수요자들에게 체감도가 높다”고 했다.

 

15일 목동 14단지 앞 목일중학교 앞에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 주요 단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아파트(전용 84㎡)는 지난 7일 11억5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15억6000만원(6층)에 같은 단지 아파트가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4억5500만원이나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는 마곡 엠밸리 중 유일한 민간 아파트 브랜드다. 이 단지는 마곡 엠벨리 7단지와 함께 마곡에서 각광받는 단지로 꼽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목동 단지는 규제지역 해제 효과도 있겠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2년 실거주 의무가 살아 있다”면서 “마곡은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거품이 빠지는 상황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