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닮고 싶은 상사' 선정은 장·차관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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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1-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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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경호 최다 득표, 장관으론 7년 만

  • 최경환·신제윤·임종룡 등도 이름 올려

  • 現 차관 2명 모두 '명예의전당' 헌액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 직원들이 조직 수장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지난해 최고의 상사로 뽑았다. 현직 장관이 '닮고 싶은 상사(닮상)'에 오른 건 최경환 전 부총리 이후 7년 만이다.

2004년부터 시작한 닮상 투표는 기재부 노동조합이 주관하는 연례 행사로 올해 19회째를 맞았다. 간부의 리더십, 능력, 인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내부에서 우스갯소리로 닮상 결과를 보면 차기 장·차관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추경호, 최다 득표로 '닮상'에…현직 장관으론 7년 만
15일 기재부 노조에 따르면 추 부총리 등 국장급 이상 5명과 과장급 11명 등 총 16명이 지난 13일 닮상으로 선정됐다.

국장급 이상에선 추 부총리와 함께 김윤상 재정관리관, 김언성 공공정책국장, 김동일 경제예산심의관, 최지영 국제금융국장 등이 뽑혔다.

이번 투표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추 부총리 선정이었다. 추 부총리는 최다 득표자이자 장관으로는 7년 만에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기재부 노조가 닮상을 선정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부총리·장관이 뽑힌 것은 2014~2015년 최 전 부총리와 2012년 박재완 전 장관 두 명뿐이었다.

추 부총리는 취임 후 직원들과의 접점을 크게 늘린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로 과장급 이상이 전담하던 부총리 보고에 사무관 등 실무진이 직접 참여해 주인 의식을 심어주고, 젊은 직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등 소통 행보를 강화했다.
 
개인역량·리더십 두루 평가…장·차관 승진 첩경 
닮상은 사무관 이하 후배 직원들이 1년 동안 모범을 보인 간부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과장급 이상의 리더십 및 업무·소통 능력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 역량과 조직 내 신망을 두루 갖춰야 하는 만큼 닮상으로 선정된 이들이 장·차관까지 올라가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 전 부총리와 박 전 장관 외에도 신제윤·임종룡·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등이 있다. 차관급으로는 이호승 전 기재부 1차관,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 등을 닮상 리스트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故) 김익주 전 국제금융센터 원장, 문창용 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임재현 전 관세청장, 윤태식 관세청장, 한훈 통계청장, 송인창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도 닮상으로 선정된 적 있는 인물이다.

현재 기재부 수뇌부도 닮상과 인연이 깊다. 추 부총리는 금융정책과장이던 2005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선정됐다.

방기선 1차관과 최상대 2차관은 총 3회 선정돼 2018년 나란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3회 수상자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 이후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차관보급인 김성욱 국제경제관리관은 2013년, 이형일 차관보는 2014년, 김윤상 재정관리관은 이번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닮상 선정을 인기투표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단순히 이미지나 주위 평판만으로 투표하진 않는다"며 "업무가 힘들더라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거나 수직적 위계보다 격의 없는 소통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상사가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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