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현수막 정치', 이번 설은 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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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전북취재본부 취재국장
입력 2023-01-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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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시의회, 설명절 인사 현수막 게첨 않기로 결정…'선한 영향력' 확산 여부 귀추

  • 전주을 재선거, 조합장 선거 '눈 앞'…구태 지속 불가피

지난해 추석명절에 전북 고창군 성내면에 게시된 명절인사 현수막. [사진=김한호 기자]

전북 정치에서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현수막 정치’가 이번 설 명절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지 주목되고 있다.

지방의원을 중심으로 명절 인사 성격의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게첨돼 왔던 상황에서, 전주시의회가 이번 설 명절에는 현수막을 걸지 않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3월 8일 조합장 선거에다 4월 5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현수막 정치’는 여전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16일 전주시의회(의장 이기동)에 따르면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회의를 통해 홍보성 현수막을 올해 설날부터는 게첨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의원들에게도 이를 권고했다.

현수막 게첨으로 인해 도시미관이 저해하고 시민의 불편을 가중하는데다 최근 개정된 옥외광고물과 관련한 법·시행령 저촉 때문이라는 게 전주시의회의 설명이다.

그동안 전북을 비롯한 모든 지역에서는 선거나 명절을 앞두고 곳곳에 걸려 있는 정치인들의 현수막으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상당히 제약된 최근 몇 년 사이, 현수막 게첨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무차별적인 현수막 게첨 때문에 도시미관이 크게 훼손되는 것을 넘어, 자원 낭비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보행자가 불편하고 사고 위험에 노출되며, 운전자의 시야까지 방해한다는 주민의 불만이 높다.

각 지자체에는 선거 전이나 명절 전후로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폭주하고, 각 정당에도 항의 전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전북지역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 지역방송사가 공동으로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현수막 안 걸기’ 캠페인을 벌여 일정 부분 효과를 이끌어냈다.

반면 조합장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둔 올해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때문에 전주시의회의 현수막 안 걸기 선언이 전북으로 퍼져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지방의원 등 정치인은 물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국회의원 재보궐 및 조합장 선거 입지자들에게 자신을 알리는데 현수막 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어서다.

이를 증명하, 전북 곳곳에는 조합장 선거를 겨냥한 입지자들의 설 인사 현수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지방의회 의원은 “이번 설은 거리두기 해제 후 맞는 명절임에도, 다중이용시설 방문 등에 애로가 있는 만큼, 현수막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인사드릴 수밖에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자제하고 싶지만, 동료 의원이나 잠재적 경쟁자들이 게시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현행 공직선거법은 정당, 국회의원, 지자체장이 의례적으로 명절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 또한 통상적 정당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현안에 대해 표시·설치하는 광고물은 허가·신고 규정, 금지·제한 규정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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