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재계, 학계의 유명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지구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16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이번 포럼 기간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연설을 통해 전 세계와 한국 경제를 관통하는 시대적 화두를 제시해 왔다. 윤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다보스포럼 찾는 尹, 3高·공급망 위기 짚을 듯
53회째를 맞는 올해 다보스포럼은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라는 주제로 4박 5일간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에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연단에서 특별 연설을 하게 된다. 한국 대통령이 직접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건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협력과 연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과 공급망 교란 등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을 짚는 한편 저개발국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약속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미·중 패권 경쟁 등에 따른 자국우선주의 심화,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는 중이다.
우리 경제도 이 같은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공급망 관련 불확실성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대규모 무역적자 장기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38억6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다보스포럼 일정에 동행해 한국 경제 투자설명회(IR) 성격의 행사를 열고 윤 대통령의 '경제 외교' 행보를 뒷받침한다. 다보스포럼에서 한국 경제 수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설명회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의 대외건전성, 가계부채, 기업규제, 안보 상황을 포함한 투자 이슈들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통령 연설 살펴보니…금융위기 해법 마련부터 코로나 극복까지
다보스포럼은 매년 핵심 주제를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참가자들 간의 의견을 교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다보스포럼 연설을 통해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곤 했다.
2010년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과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공론화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각종 금융규제·감독체제 개혁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금융기구 개편 등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대규모 금융기관의 '대마불사(大馬不死)'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대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의 경제 격차 해소를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독창적 아이디어와 창의적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 재도약으로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된 포럼에서 팬데믹 극복을 위한 한국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연대·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당장 코로나 방역과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것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막기 위해 인류가 지혜를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며 "한국은 코로나 극복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도 새로운 어젠다로 제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통해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포용적 회복을 이뤄야 한다"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한국 경제를 도약시키고 지역균형 뉴딜을 더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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