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우리나라에 대한 300억 달러 투자 약속에 따라 양국 기업간 수출 계약도 탄력을 받고 있다. 에너지, 원전, 플랜트 등 전통적 협력 분야에 이어 청정에너지,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문화콘텐츠, 프리미엄 소비재 등 미래 신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을 계기로 16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한·UAE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61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이 체결된 '한·UAE 비즈니스 포럼'과 연계된 이번 상담회에는 원전·에너지,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프리미엄 소비재 등 6개 분야에 걸쳐 우리 기업 37개사와 UAE 바이어 60여 개 등 총 100여 개 기업이 참가, 257건의 1:1 상담을 통해 1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이뤄졌다.
원전·전력 분야에서는 원전 기자재 업체인 유니슨에이치케이알을 비롯해 코리아누클리어파트너스 등 5개 기업이 43건의 상담을 통해 460만 달러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한이앤씨는 플랜트·인프라 분야에서 2000만 달러 규모의 MOU 체결을 이끌어냈다. 상대는 UAE 폐기물 관리청(WMA)으로 양측은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폐기물 재활용 플랜트 설립에 나선다.
스마트시티 분야의 경우 숙박·여가 플랫폼인 야놀자를 비롯해 렌터카 기반 O2O 서비스 기업인 캐플릭스, 스마트홈 기업 라오나크 등이 현지 기업들과 상담을 통해 2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을 반영하듯 방위산업 분야 수출 상담도 활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 UAE와 35억 달러 규모의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천궁-Ⅱ'(M-SAM2)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도 종합 방산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보안 분야의 본테크 등 4개 국내 기업이 현지 업체와 28건의 상담을 진행, 300만 달러의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농업 기법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공기 중에서 식물을 키우는 에어로포닉스(Aeroponics) 농법을 개발한 미드바르사를 포함한 엔씽, 우듬지팜 등 7개 기업이 현장에서 45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상품 수출입 외에도 기술 협력과 시장 공동 개척과 관련된 1 : 1 상담과 계약 추진이 줄을 이었다. 특히 유니슨에이치케이알은 UAE 에너지 기업과 공동으로 바라카 원전 유지보수(MRO) 공동 입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앞서 UAE 바라카 원전 수주를 통해 우리나라 첫 원전 수출의 물꼬를 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UAE원자력공사(ENEC)와 '넷제로 가속화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하며 원전에 이어 수소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양사는 제3국 원전 수출시장 개척과 사업금융 조달 분야 등에서 협력하고 SMR(소형모듈원자로), 초소형원자로 등 미래 기술개발 및 연구개발(R&D)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순방 길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10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경제외교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정부와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이 건설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 3·4호기를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추진 중인 수조원 규모의 천연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입찰하는 등 계열사를 통한 현지 사업 확장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순방 기간 중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자발적 탄소시장(VCM) 아시아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간 SK가 에너지와 통신, 건설 분야에서 UAE와 협력을 강화해 온 게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회장도 현지 청정에너지 사용 증가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수출 확대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성장분야 관련 사업 진출을 모색 중이다.
정부는 코트라(KOTRA) 등 유관기관과 함께 이번 중동 순방에서 진행된 수출 상담이 향후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참가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UAE 수출) 성과가 전 중동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두바이를 비롯해 사우디, 이집트, 튀르키예 등 중동 지역에 퍼져 있는 코트라 무역관을 통해 소통과 협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샘플 테스트 마케팅, 공동물류센터 설립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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