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익성 하락이라는 혹한의 계절을 보냈던 증권사들이 새해 2분기부터는 확연한 회복세를 맞이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 1분기까지는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컨센서스(기대치)가 제시된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한양증권 등의 올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8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92% 개선된 수준이다. 반면 이들 증권사의 올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7688억원으로 같은 시점 대비 12.8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올 2분기 NH투자증권의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순이익은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07%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1500억원, 1540억원 순이익을 기록해 9.63%, 41.9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선방했던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순이익 2150억원, 1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26%, 1.8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증권사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호재가 나오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증권업지수는 16일 기준 1754.14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13.25%(205.18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아울러 증권사들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신규 거래를 중단하고, 위험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는 1분기를 거쳐 2분기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국내 증권사 채무보증 규모는 45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7% 줄어드는 등 개선됐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줄이기 위한 증권사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지난해부터 대형사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채무보증 규모는 향후 수치 발표 때마다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잠재적인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PF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 변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 3~4년 동안 급증한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색된 유동성 문제가 완화된다면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가 당연히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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