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만난 나경원 "尹 정부 성공·당 상황 논의…출마 시기 기다려달라"

'반윤 우두머리 됐다'는 발언엔…"죽었다 깨어나도 반윤 아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한 나경원 전 의원은 16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오 시장과) 지금 당의 상황이라든지 정부의 성공, 당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오 시장과 서울 중구 무교동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과는 오랫동안 정치를 같이했다. 여러 가지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서울의 여러 현안 논의도 있었다. 지금의 전당대회 상황이라든지 당의 여러 모습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전날 '친윤(親윤석열)'계 장제원 의원을 향해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칭한 것을 두고 현재 당 상황이 지난 2016년과 비슷하냐는 질문엔 고개를 끄덕이며 "안타까움이 있다"고 답했다.

출마 시기에 대해선 "조금만 기다려 달라. 저는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겠다"고 말을 아꼈다.

오 시장은 "전당대회가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하는데 요즘 당에 파열음이 나서 걱정을 했다"라며 "되도록이면 그런 모습이 되지 않고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다만 "여러 가지 대화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자리는 아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과 오 시장은 이날 1시간 10여분가량 회동했다. 두 사람의 테이블에는 막걸리 1병과 수육, 메밀묵 등이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전날에는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과 약 1시간 동안 회동했다.

나 전 의원은 오 시장과 만찬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서는 '반윤(反尹) 우두머리가 됐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장 의원은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을 향해 "대통령을 위하는 척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우리가 어떻게 찾아온 정권인가. 진정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친윤이 돼야 하는데 그들끼리의 친윤, 배제하려는 친윤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