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어주인 통신주(SK텔레콤·KT·LG유플러스) 주가가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방식에 요동을 치고 있다. 17일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수에서 오후 순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최대 3% 가까이 급락했던 통신주들이 상승마감했다. 증권가는 통신사들의 모바일 가입자 수 둔화세로 외국인의 이탈이 이어졌다고 말하면서 비통신사업 확장과 함께 5G 가입률 증가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SKT)은 전일 대비 0.54% 오른 4만6850원, LG유플러스는 어제보다 1.35% 상승한 1만1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KT는 어제보다 0.43% 하락한 3만450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 때 KT는 1% 이상 급등했지만 기관이 30억원어치를 팔며 하락 마감했다.
2주 동안 외국인들의 잦은 매매 전략 변경에 통신주들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지난주 외국인들은 4거래일 연속 SKT를 490억원어치 팔아 주가는 1.29%까지 하락했다. KT도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580억원을 팔아 주가는 4% 가까이 떨어졌다. LG유플러스도 130억원을 팔아 3%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주에는 외국인들은 돌연 '사자'를 택하며 순매수세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 SKT의 경우 외국인들은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 각각 70억원을 순매수해 주가는 다시 1% 이상 회복됐다. 같은 기간 KT의 경우 외국인이 총 90억원을 순매수를 했고, LG유플러스에서는 100억원을 사들여 두 곳 모두 1~2% 내외로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주까지 KT와 LG유플러스는 순매도세가 더 강했지만 이번주부터는 순매수세로 전환됐고, SKT의 순매수세 규모도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여러 해석을 내고 있다. 순매도세가 강할 때는 통신사의 주요 사업인 모바일 가입자수가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들의 연간 성장률은 모바일 가입자수 둔화로 꺾이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통신사의 메인 사업인 모바일 점유율 증가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알뜰폰 가입자수 증가에 따라 5G 등 모바일 가입자 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통신사에 대한 기대치(컨센서스)낮아서 외국인 수급 이탈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클라우드·인공지능·도심항공교통(AUM) 등 통신사들의 비통신 사업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당길 만한 매력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SKT 경영진은 SK브로드밴드(SKB) 경영도 겸임해 사업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CEO)의 경우, 그동안 주가 상승에 기여를 했다고 인정받아 연임 성공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사업을 인수해 통신사 미래 먹거리 사업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다시 통신주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추측이다.
증권가는 통신주의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5G 가입자 수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5G 미가입 이용자의 눈길을 끌만한 새로운 요금 체계가 필요하다"며 "5G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 등 기존 5G 이용자까지 모두 충족할 만한 새로운 요금제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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