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애도 안 낳고 늙어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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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3-01-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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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4일 중국 상하이 철도역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걸어가는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작년 중국 인구 61년 만에 첫 감소.'

17일 중국은 물론 세계를 뒤흔든 키워드다. 사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보다도 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한 내수시장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구대국의 명성이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무너진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중국 인구가 줄어든 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사망자 급증과 함께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함께 작용한 결과다. 올해는 인도에 추월당해 세계 인구 1위 자리도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실 이미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올라섰다는 추정이 잇따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인구 조사기관 월드포퓰레이션리뷰를 인용해 인도 인구수가 2022년 말 기준 14억170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 중국 당국이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인구수보다 500만명이 조금 넘는 수치다. 또다른 연구 플랫폼인 마이크로트렌드와 미국의 인구정보 분석업체 세계인구리뷰(WPR)는 각각 인도의 최근 인구 추정치를 각각 14억2800만명, 14억2300만명으로 집계했다. 모두 중국 지난해 인구수를 뛰어넘는 수치다.

앞서 중국의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4억1175만명으로 2021년 말의 14억1260만명보다 85만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마오쩌둥이 펼친 대약진 운동으로 대기근이 강타한 1961년 이후 처음이다. 유엔이 예측한 인구 정점 도달 시점인 2031년보다 9년 빨라진 것이기도 하다. 신생아 수도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작년 중국의 출생 인구는 최소한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구수 문제뿐만 아니라 고령화 속도도 빨라져서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했고 지난해엔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은 2033년 전후로 관측된다. 심지어 노동력을 뜻하는 생산가능 인구(15~64세)도 빠르게 줄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중국은 인구통계학적 위기에 빠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앞서 전문가를 인용해 "2035년이면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1을 넘어설 것이며 이러한 추세는 노동력 부족과 세수 및 연금 제도의 압박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중국은 올해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지위를 인도에 뺏길 수 있다"며 "이는 규모 면에서 중국 경제가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수 감소 문제는 비단 중국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의 전체 인구수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15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2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상의 인구는 5143만9038명으로, 2021년 대비 19만9771명(-0.39%) 감소했다. 

우리는 사교육비, 일자리, 비싼 집값 등이 결혼과 출산을 막는 근본적 요인으로 보고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마다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지난 16년 동안 저출산 대책에 271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부터라도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출산율 반등이 시급한 건 사실이지만 아무런 분석 없이 '예산'만 쏟아붓는 정책을 내놓았다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재정 부담만 떠안을 수 있다. 지난 16년간 이미 해보지 않았는가. 과거 전철을 밟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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