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18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장기금리 허용선은 기존 0.5%, 단기금리는 –0.1%로 동결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장기금리 변동 폭 확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입 물가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물가 전망은 상승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 “기업이 임금을 인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BOJ는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한 새 방안을 내놓는 등 장기금리 상한선 방어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유한 국채나 회사채를 담보로 BOJ가 10년간 저금리로 국채 매입 자금을 공급하는 ‘공통 담보자금 공급’ 프로그램을 확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 24일부터 2028년 1월 24일까지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의 국채 매수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BOJ가 금리 방어를 위해 국채를 대거 사들이는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2022년도 성장률 추정치는 지난 10월에 전망했던 2.0%에서 1.9%로, 2023년도 전망치는 1.9%에서 1.7%로, 2024년도는 1.5%에서 1.1%로 각각 낮췄다.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131엔이 무너졌다. BOJ의 통화정책 발표 전 엔화 가치는 128엔=1달러대 중반에서 거래됐었다. 미-일 기준금리차 확대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 속에서 엔 매도·달러 매수에 힘이 붙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반면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급락(가격은 급등)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전장보다 0.140% 낮은 0.360%를 기록했다. 국채를 대거 매도하던 투자자들이 국채를 다시 사들인 영향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구로다 총재의 후임을 2월 중 국회에 제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오는 4월 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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