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을 걷던 미·중 관계가 서서히 해빙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류허 중국 부총리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첫 대면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옐런 장관의 연내 방중 소식까지 전해졌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한 류 부총리와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전 스위스에 들른 옐런 장관은 취리히에서 만나 거시경제와 금융 부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의 회동이 경색된 미·중 관계에 순풍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미국 재무부와 중국 상무부 성명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지속적 금융 협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유엔(UN), 주요 20개국(G20) 그리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양한 틀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녹색 저탄소 발전과 경제 전환도 지속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회담은 솔직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이라고 평했다. 또한 “옐런 장관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우려하는 현안들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미국의 강력한 대중 수출 규제에 대해 부드럽고 우회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 무역 및 기술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미국의 정책이 양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려하길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류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공식 회담 중간 쉬는 시간 등을 활용해 의견이 갈리는 사안들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는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대화를 개선하기 위한 첫 단계이자 의견이 일치하는 않는 사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던 기회”라고 평가했다.
미·중 양국 관계가 해빙을 처음 모색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이번 류 부총리와 옐런 장관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외교, 경제, 무역 문제에서 전략적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유지하자는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다.
양국 고위급 간 의견 교환은 계속될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내달 5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을 방문해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옐런 장관도 연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옐런 장관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중국 측의 방미 역시 환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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