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韓 반도체 기업 효율성 수준 65%…정부 지원 절실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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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3-01-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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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와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 등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100대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평균(67%)보다 낮은 65% 수준으로 나타났다. 효율성에는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이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돼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시설투자 세액공제 등이 경쟁국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 거론된 반도체 기업 효율성은 총자산과 매출원가 등을 투입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을 산출하면 상대적으로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를 의미한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약 5801억 달러(약 716조2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전년보다 4.1% 줄어든 약 556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약 1344억 달러로 전년보다 12.6% 감소하고 올해 17% 역성장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PC, TV 등의 제품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재고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쌓이는 등 반도체 물량이 초과공급 상태라 밝혔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과 미중 패권 전쟁 등 대내외 경제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실적이 크게 내려 앉았다.
 

[자료=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

보고서는 글로벌 시총 기준 100대 반도체 기업의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5개년도(2018~2022년)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평균 효율성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70%대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67%로 하락했다. 지난해 효율성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효율성 값은 대만 0.75, 일본 0.75, 미국 0.73, 한국 0.65, 중국 0.59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효율성은 2018년 0.87로 1위였으나 지난해 0.65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주력으로 삼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소비침체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한층 중요해진 시점이라 진단했다. 2018년 1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 자료를 토대로 한 실증분석에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집중도, 자기자본이익률은 반도체 기업 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시설투자가 1% 증가하면 효율성이 0.01%포인트 증가하며, 연구개발집중도가 1%포인트 늘어나면 효율성이 0.57%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부채와 판관비는 효율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R&D 및 생산시설 투자와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반도체 산업을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생산시설, 연구개발, 인적자원 개발 등 대규모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이에 상응하는 수준까지 올라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 인력양성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추진 속도가 더딘 형편이다. 최근 국내 법인세 인하(25%→24%)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율(6→8%)을 인상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미국과 대민 등 주요국 지원 수준과 비교했을 때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법인세 인하, R&D 및 시설투자세액 공제율 인상 등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면서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방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도 이뤄져 국가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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