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묵은 일산 재건축…안전진단 완화·특별법 발의에도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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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1-1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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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파주 운정신도시와 일산신도시 일대.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일산 지역 재건축이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1기 신도시로 꼽히는 일산은 30년 동안 수차례 재건축 실패에 대한 ‘학습효과’로 분위기가 침체된 데다 용적률 완화, 이주 대책 미비 등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산 각 자치구마다 재건축과 관련된 예산사업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예산사업 심의 이후 2월에 정부는 예정대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일산동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동구는 파주와 김포에 인접해 있어 주변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라며 “지난해 한때 재건축 기대감에 반짝했으나 그 뒤로는 단순 문의만 간혹 있을 뿐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산서구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오히려 재건축을 하게 되면 1기 신도시는 현재보다 가구 수가 두 배 늘어난다”면서 “그동안 일산은 10년 동안 집값이 제자리 수준이었는데 공급과잉으로 인해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여전히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일산서구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일산은 다른 1기 신도시에 비해 용적률이 높고 가구 수가 많다”면서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정책 시행을 발표했지만 기약이 없다는 기류가 강하기 때문에 리모델링 방식을 고수하는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특별법에 적용 대상·공공기여·이주대책 등 정비사업 추진에 필수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국토부의 정비기본 방침과 지방자치체의 도시정비기본계획 수립은 각각 2년씩 진행돼 총 4년 걸리지만 국토부는 이를 동시에 진행해 소요기간을 총 2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국토부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적용되는 노후 도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병)은 정부의 특별법 발의에 앞서 일산 등 신도시에서 재건축이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안’을 지난 18일 대표발의했다.
 
법안에는 △신도시재생지구 지정 및 신도시재생사업 추진 △용도지역 변경, 건폐율·용적률 최대 한도 예외, 주차장 설치 기준 완화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축 규제 완화 △광역교통 개선 대책 수립 △이주민 특별조치 수립 △안전진단 면제·완화 등 재건축 절차 간소화 △통합재건축사업에 우선권 부여 등이 담겼다.
 
홍 의원 안과 다른 법안들의 차이점은 안전진단 면제·완화 등 재건축 사업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재건축사업 선정 과정에서 그동안 불리한 위치에 있던 통합재건축사업에 우선권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다른 1기 신도시들과 형평성 문제 때문에 일산에만 별도로 재건축 완화안을 추가로 제시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남 분당,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등 1기 신도시별 맞춤형 재건축 정책이 세부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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