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최고층을 35층으로 제한한 규제가 올해 초 사라지며 여의도에선 용도상향과 함께 높이 200m를 적용받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하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일 용도지역 상향 등 내용을 담은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앞서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된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한양아파트는 '비욘드 조닝' 시범사례로 적용됐다. 기존 주거 중심인 재건축에서 벗어나 상업·오피스·커뮤니티·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다기능 복합지역으로 조성된다. 용도지역은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300%)에서 일반상업지역(용적률 600%)으로 상향한다. 대신 여의도 일대가 ‘금융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돼 있는 점을 감안해 공공기여 시설로 서울국제금융오피스, 서울핀테크랩 등을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신통기획안이 먼저 확정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또한 제3종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용적률 400%)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했다. 대신 공공기여를 통해 도심에 걸맞은 다양한 주거 수요를 반영해 한강변과 여의대방로 저층부에 문화·전시·상업·커뮤니티·창업·업무 등 다양한 복합기능 도입한다.
여의도의 또 다른 신속통합기획 단지인 삼부아파트도 용도지역 상향을 노리고 있다. 삼부아파트와 서울시 측은 제3종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이를 이용해 용적률 500%·높이 200m이상 아파트 단지로 추진 중이다.
이런 용도 상향과 높이는 서울시나 재건축 단지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의 지구단위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당 계획에 용도지역 상향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 단지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속통합기획단지라서 특별한 혜택을 준 것은 아니고, 여의도의 지구단위계획에 금융지구 등 특성이 적용돼 있어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성이 좋아지는 만큼 다양한 공공기여도 적용받는다”라며 “일반적인 재건축에서 용도지역 상향은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용도지역 상향과 높이 200m는 어느 재건축 단지라도 반길만한 혜택이다. 용도지역 변경으로 용적률이 늘어나는 만큼 사업성은 급격하게 좋아지기 시작하고, 층수가 높아지면 건폐율이 줄면서 주거 환경이 쾌적해진다.
200m는 일반적인 아파트 층고인 2.4m로 계산했을 때는 83층까지 건설할 수 있는 높이이며 3m로 층고를 올리면 66층으로 가능해진다. 앞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오랜시간 지위를 유지하던 63빌딩의 높이가 250m다. 현재 시범아파트는 65층으로 추진 중이고, 한양은 54층을 시로부터 권고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층고 또한 높게 하는 것이 대세로, 천장이 높아지면 개방감이 느껴지고 공간 활용도도 좋아진다”며 “만약 건물 전체 높이가 제한되는 지역에서 천장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층수를 줄여야 할 수 있지만 200m 내외에서 층수를 정하는 것은 아파트 고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늘어나는 건축비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공기여 등으로 인해 공공성이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용도지역 상향과 높이규제 폐지 등으로 인한 사업성 확대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의도는 한동안 규제로 꽉 막혀있다가 이제야 사업이 추진되는 곳으로 앞으로 긍정적으로 지켜볼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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