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와 나경원 왜 사이 멀어졌나…12년 전부터 시작된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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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입력 2023-01-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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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나, 2011년부터 시작된 오래된 악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놓고 고민 중인 나경원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거친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홍 시장이 '나경원 저격수'로 최전선에 나선 건, 12년 전부터 시작된 구원(舊怨)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지난 17일 나 전 의원을 겨냥해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면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역겨워 손절한 분에게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더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구 동화사까지 내려와서 아무런 연고 없는 사찰 경내에서 서성대는 건 또 무슨 짓인가. 이미지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 사람으로 끝났다"라며 "들리는 말로는 지난해 검증 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이 지난 17일 대구 동화사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마음의 결심은 거의 서 가고 있다"고 한 것을 직격한 셈이다.

홍 시장은 뒤이어 "금수저 출신들이 온갖 비리는 다 저지르면서 혼자 품격 있는 척하는 위선이 참 싫다"라며 "못 가진 자가 부자가 되려고 노력은 하지 않고 증오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싫지만 가진 자들이 홀로 고고한 척하면서 위선으로 세상을 농단하는 게 더 싫다"고 거듭 나 전 의원을 겨냥했다. 정치권에서 홍 시장은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 정치인인 데 반해 나 전 의원은 '금수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날에도 홍 시장은 나 전 의원 '저격'을 이어갔다. 홍 시장은 나 전 의원과 나 전 의원의 배우자를 싸잡아 비판하며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은 참 좋은 동양적 전통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이다. 그런데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더구나 각자의 자리를 위해 부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남들은 한 자리도 벅찬 것을 부부 각자가 최고의 자리에 가겠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 나 전 의원의 배우자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잠잠하던 나 전 의원은 보도자료까지 발표하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9일 "홍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다"라며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다. 홍 시장은 그 발언에 대해 분명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나 전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서울 중구의 상가 건물 매입가는 54억7500만원, 매도가는 59억5000만원이다. 취등록세, 양도세, 대출중도상환수수료,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제하고 1600여만원의 이득을 얻었다"라며 "이게 무슨 투기 의혹이 있었다는 거냐"고 맞받았다.

그러자 홍 시장은 또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이 거짓 품격, 위선으로 세상을 농단하는 것은 더 이상 참고 볼 수 없다. 나는 그들이 지극히 싫다"고 썼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2월 19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추진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1년부터 시작된 오랜 악연…홍 "수양버들" 나 "암 덩어리"

홍 시장과 나 전 의원의 '악연'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해 시장직에서 사퇴하고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 전 의원은 당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경선에 출마했다.

당시 당 대표였던 홍 시장은 "이벤트·탤런트 정치인은 안 된다. 제2의 오세훈이나 오세훈 아류는 안 된다"며 출마를 반대했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한 후 '1억 피부과' 논란과 '수임료 세금 탈루' 의혹 등으로 당시 박원순 후보에 패하자,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을 향해 "먼저 인사 말씀하고 집에 가서 쉬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이 당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민 신뢰를 얻어가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하면서도 선거 지원에 나섰던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자, 홍 시장은 "왜 박근혜 전 대표는 이야기하지 않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의 악연은 계속됐다. 2017년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를 맡았을 때, 나 전 의원은 홍 시장을 향해 "보수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준표 대표의 고름, 암 덩어리 같은 막말"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나 전 의원이 탈당을 결심했다가 보류한 것도 홍 시장이 나 전 의원을 향해 "수양버들"이라고 비난하는 이유다. 당시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을 향해 "소신 없이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던 사람"이라고도 비판한 바 있다.

2019년 나 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도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며 "조국 맹탕 청문회로 민주당에 협조하고 패스트트랙 전략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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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 총질하지말고 좌빨새끼들이나 공격해 이 늙대가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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