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및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이후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금이 갔다. 여기에 더해 당내 초선 의원들의 비난 성명이 더해지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교부 장관 인선 등을 예로 들면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어 기시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나 전 의원과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에 대해 "예전에 외교부 장관 인선 등에 대해서 나 전 의원이 희망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굉장히 거기에 대해 좀 언짢게 생각했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애초에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에게) 타협의 의도보다는 공격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방식이라든지, 아니면 그 윤핵관을 지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서도 "요새 나 전 의원이 부동산 문제가 있다느니 이런 거 흘리는 사람 보면 신기하다. 개인의 부동산 보유내역을 어떻게 국가가 파악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이 과거 만약에 인사검증 자료를 제출했다든지 이런 게 있다고 한다면, 그 자료를 바탕으로 나 전 의원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면 정치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인사검증을 하면서 봤던 자료를 바탕으로 나중에 그 사람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이번 정부의 인재난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어도 본인에게 출마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 속에서는 항상 나가셨던 분"이라며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나 전 의원 측에서도 출마선언 시기와 장소에 대해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종희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침잠 모드로 있는 것은 경제 국익외교로 분주하신 대통령께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있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설 연휴 기간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이 귀국하신 이후 연휴가 끝나고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당을 한 번도 탈당하지 않은 보수의 전사로서, 대통령을 잘 모시고 국정 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으며, 재집권의 초석을 깔 수 있는 그런 의미로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직에 해임된 것을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같은 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나 전 의원의 메시지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당 초선 의원 50명은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나 전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19일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며칠간 제 지난 정치 여정에 관해 생각해 보고 뒤돌아보고 있다"며 "생각을 곧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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