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펙트] 궁지 몰린 韓경제…활로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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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1-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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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엔데믹 선언' 가능성…경제적 호재

  • 美·中·베트남 등 주력 수출시장 반등 조짐

  • 수출 효자품목도 하반기 이후 업황 개선

  • 고금리·고물가에 국내경기는 여전히 잿빛

[사진=유대길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만에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재개방을 공식화하는 수순이라 어려움에 빠진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등 주력 시장을 향한 수출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는 한편 둔화세가 역력한 국내 경기를 되살릴 방책 마련에 집중할 때라는 게 중론이다. 

29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WHO는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 여부를 두고 표결에 돌입해 30일 전후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20년 1월 비상사태 선언 뒤 3년 만에 엔데믹 시대로 본격 전환되는 셈이다.

WHO의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는 글로벌 경제 회복과 한국 수출 확대 등 국내외 거시경제와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다. 

우리 주력 수출 시장의 경제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엔데믹 효과가 더해지면 올해 수출 여건이 예상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9%로 집계돼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지난해 연간 GDP도 전년보다 2.1% 증가해 예상치를 상회했다.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소비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지난해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올라선 베트남은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중심으로 제2 중동 붐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도 수출 전선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도 하방 사이클이 올 2분기께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본격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역시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시나리오에 기반한 예상이다. 

특히 반도체는 중국 봉쇄 해제로 전자통신(IT) 산업 업황 개선이 조기에 이뤄져 신형 스마트폰 등 출시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TV 패널 판매 회복과 가격 반등에 힘입어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LG 등 국가대표 수출 기업들이 힘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이클과 비교해 볼 때 국내 경기는 상반기에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이후 반도체 재고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중국의 코로나 방역 완화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수출 둔화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외 변수 개선에 대한 기대와 달리 국내 경기 전망은 여전히 잿빛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긴축 기조도 다소 완화할 수 있지만 연내에 고금리·고물가 상황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둔 통화정책이 이어지는 한 시중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고용·임금 축소도 불가피하다.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도 여전해 소비심리가 단기간에 살아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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