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펙트] "중간재에서 소비재로"…中시장 공략법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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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3-01-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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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성장률 줄줄이 상향, 리오프닝 올라타야

  • 나홀로 성장 베트남…中 대체재 육성 필요

  • 제2의 중동붐, 무역적자 개선 계기 삼아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울한 전망으로 가득했던 한국 경제가 엔데믹 효과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건 긍정적 신호다.

특히 중국 내 소비 회복에 탄력이 붙고 있는 만큼 기존 중간재 위주 무역에서 소비재 중심으로 중국 시장 공략법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중 수출 중 소비재 비중이 5%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밖에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 중인 베트남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유동성이 넘치는 중동을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조언에도 귀 기울일 만하다. 
 
中 리오프닝 본격화···소비재 시장 정조준해야 
최근 중국은 리오프닝 조짐이 역력하다.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면서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5.5%로 0.3%포인트 높여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내 광범위한 팬데믹 확산에 따른 인력난을 감안할 때 경제지표가 크게 악화하지 않은 게 매우 놀랍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전 분기(3.9%) 대비로는 악화했지만 시장 전망치(1.6%)는 크게 웃돌았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올해 중국 경제가 4.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전망치(3.8%)보다 상향 조정했다. 중국이 방역 정책을 리오프닝으로 전면 전환하면서 소비자 구매와 해외 여행이 늘고 공급망 차질이 완화돼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다시 수행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조치다.

우리 정부 역시 중국 경제 반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역성장한 한국 경제가 중국 리오프닝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플러스(+)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일각에서는 대중 수출 전략으로 중간재가 아닌 소비재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대중 수출 비중에서 소비재(화장품·의류·의료기기·화장품 등)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전체 중 84%를 차지하는 중간재(메모리반도체·정유·화학제품·축전지 등) 분야는 이미 포화 상태라 비중 확대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소비재 시장 공략은 중국 산업구조 재편 움직임에도 부응할 수 있다. 미·중 갈등 격화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영향으로 중국은 경제 발전 전략을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부양형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중국 스스로 '세계의 시장'을 자임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소비재를 앞세워 두둑한 지갑을 자랑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의 희망은 대중국 수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 수출 시장에서 최대 고객"이라며 "중국 리오프닝으로 과도했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진정된다면 한국 수출 저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리오프닝 효과는 2분기 이후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선회한 점은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1분기까지는 중국 내 감염 확대로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이어 "2분기부터 중국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되고 대중국 소비재와 자본재 수출이 확대된다면 한국 수출 증가율이 연간 0.7%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나 홀로 성장 베트남, 유동성 넘치는 중동···돌파구 삼아야 
중국 경제 회복과 별개로 우리 수출에 고질이 된 지나친 대중 의존도 완화도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동남아에서 나 홀로 성장 중인 베트남과 원유 가격 급등으로 수혜를 누리고 있는 중동 시장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베트남은 중국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아세안 지역은 경제 전망이 전반적으로 어둡지만 베트남은 예외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최근 올해 베트남 성장률 전망치를 6.8%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수치(6.5%)보다 0.3%포인트 높였다. 반면 베트남 외 나머지 12개국은 모두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베트남 경제가 6.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베트남이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한 데다 미·중 갈등으로 수혜를 입을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는 게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등으로 '제2의 중동 붐' 기대도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투자 유치와 수출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중동은 한류 콘텐츠의 최대 소비 시장으로 부상한 상태다.

대중동 수출이 늘어나면 원유·가스 수입에 따른 무역적자 폭을 줄일 수 있어 지난해부터 악화일로인 무역수지 지표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올해 비교적 양호한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중동 지역에 대한 수출 확대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며 "수출 활성화를 위해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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