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 전방산업 수요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업계 다운사이클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TV·가전 등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소비재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반도체 작년 4분기 영업익 2700억원···적자 겨우 면했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작년 4분기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도 22.8% 줄어든 26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분출 효과(펜트업)가 끝나면서 반도체 호황을 이끌었던 서버 수요가 줄어든 것도 메모리반도체 시황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반도체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 영향에 고객사 재고조정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DS부문 사업부별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메모리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분기·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첨단 공정 중심의 생산능력 확대, 고객처 다변화 등 노력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에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DDR5, LPDDR5x, GAA 등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래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초격차’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반도체는 신규 CPU 본격 확대에 따른 DDR5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제품 믹스 최적화를 통해 서버·모바일용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성장에 적기 대응할 계획”이라며 “파운드리는 차세대 GAA 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3나노 2세대 공정의 신규 고객 수주를 확대하고 2나노 1세대 개발에 집중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비로 53조1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반도체가 47조9000억원, 디스플레이가 2조5000억원에 이르는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소비재 수요 침체에 TV·가전 4분기 영업적자···“고부가가치 제품 확대할 것”
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업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 스마트폰·TV·가전 등 사업에서도 영업이익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에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지난해 매출 181조4500억원, 영업이익 12조7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 4분기에 매출 42조4800억원, 영업이익 1조64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51.2% 감소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여기에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시장 악화,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음에도 TV·가전 사업에서 작년 4분기 6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경기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플래그십·프리미엄 제품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DX부문은 제품 경쟁력과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해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더욱 확장함으로써 고객에게 더 가치 있고 풍부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MX사업부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갤럭시 S23 시리즈 판매에 집중하고 태블릿·웨어러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TV 사업은 네오 QLED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중심 판매 전략을 유지하면서 마이크로 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군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생활가전은 스마트싱스 기반 초연결 경험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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