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터키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재기하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가 보유한 달러를 동결하자, 일부 나라들이 제재 회피 수단으로 금을 주목한 영향이다.
31일 국제조사기관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1135톤(t)으로 1967년(1404t) 이후 약 5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967년에는 미국 재정 적자와 영국 파운드화 평가 절하 등으로 인해 금달러 본위제가 흔들렸던 시기다. 미국은 결국 1971년에 금본위제를 폐기하게 된다.
중앙은행들이 작년에 금을 대량 구매한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은 대러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가 보유한 달러를 동결했다. 미국의 비우호국들이 달러 보유 리스크를 인식하게 된 배경이다.
중국은 11~12월 약 2개월간 금 62t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작년 한 해 전체로 볼 경우 중국 중앙은행의 금 구매량은 훨씬 많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터키(148t), 인도(33t), 카타르(35t), 우즈베키스탄(34t) 등의 금 구매도 두드러졌다. 러시아의 경우 자국산 금을 외환보유고에 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중앙은행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쯤부터 금 구매를 늘렸다. 작년 10월 기준으로 중앙은행들의 전체 금 보유량은 약 3만5400t으로 2010년 말 대비 15%나 늘었다.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나라의 대부분은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브이뎀연구소가 산출하는 자유민주주의 수준을 파악하는 브이뎀지수에서 비민주주의로 분류되는 국가다.
서방 제재 외에도 인플레이션 등 세계 경제 불안 요인도 금을 사는 이유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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