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은 6·25 전쟁의 아픔과 고 백선엽 장군의 호국정신을 그릇에 담은‘장군 국밥’을 관광 자원화한다고 1일 밝혔다.
칠곡군은 왜관읍 원도심에서 열리는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과 ‘백선엽 장군 추모 행사’에서 장군 국밥을 선보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미식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장군 국밥의 유래는 70여 년 전 북한군에게 전 국토의 95%를 점령당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다부동 전투’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군 1사단 사령부에는 전투 병력이 많지 않다고 판단한 북한군은 다음 날 새벽 백선엽 장군을 생포하기 위해 특공대를 보내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때마침 국밥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던 보충 병력이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을 펼친 끝에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날 이후 밥과 고기를 한가득 담아 푸짐하게 차린 국밥을 장군 국밥이라 불렀다.
백 장군의 부하를 아끼는 마음과 나라 사랑 정신이 깃든 장군 국밥은 40여 년 전부터‘진땡이 국밥’(구 장군 순대국밥)이 계승해 왔다.
진땡이 국밥은 각종 블로거와 SNS를 통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24시간 사골을 진하게 우려냈지만 탁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장군 국밥 계승자 답게 한 그릇 가득 국밥이 제공된다.
고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74) 여사도 지난달 31일 김재욱 칠곡군수를 비롯해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권기형(41), 실종 장병 유해를 찾아 달라는 손 편지를 쓴 유아진(순심여중·13)양과 진땡이 국밥을 찾았다.
이들에게 국밥이 가진 의미는 달랐지만, 국밥 속에 담긴 나라 사랑 정신을 기억하며 소통을 이어갔다. 이어 호국의다리에서 신진우(경북대 음대·22) 칠곡영쳄버오케스트라 단원의 트럼펫 연주에 맞춰 헌화했다.
백남희 여사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아버님이 생각난다”며 “대구 군부대가 칠곡군에 유치돼 많은 장병이 장군 국밥을 통해 호국정신을 깨우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여행객들의 우선적인 관심은 음식에 쏠리고 있다”며 “칠곡군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와 사연이 담긴 음식을 널리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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