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해소, 중국 리오프닝-세계 분절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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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2-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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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왼쪽 둘째)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 셋째)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은-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미·중 갈등으로 대표되는 경제·지정학적 분절화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가파른 급등세로 몸살을 앓았던 달러화는 작년 정점을 찍고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어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 등 주요국 경제가 침체 국면 대신 연착륙할 가능성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1일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세미나에서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하면 글로벌 경기 진작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가 상승 측면에서 공급망 차질 완화라는 하방 요인과 원자재 수요 확대라는 상방 요인이 함께 작용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과 같은 분절화도 공급망 리스크를 키우는 주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한국은 핵심 품목 수출이 미국과 중국에 편중돼 있고 주요 원자재 수입 의존도도 높아 분절화 심화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반도체와 배터리는 분절화로 인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있다"며 그래서 "다변화,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리스크 현실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물 부문의 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심화로 인해 환율과 같은 금융 여건이 공급망 고도화 결정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글로벌 공급망 심화는 기업들에 대해 달러 자금 수요를 확대시키고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금융과 무역 간 연관관계를 강조했다. 이날 함께 대담을 진행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달러화가 현재 안정화 수순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중 갈등과 국내 기업의 대중국 무역 전망과 관련해 이 총재는 "중국 내 임금이 오르고 경쟁이 심해져 한국으로선 지난 20년간 누려왔던 특수를 더 이상 누리기 쉽지 않게 됐다"면서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국장은 "미·중 갈등이 있더라도 미국과 중국 모두 관계를 유지하는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이 총재와 다른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신 국장은 미국과 유럽 경제 침체 가능성에 대해 "유럽은 달러화 가치와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연착륙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며 "미국도 고용시장이 균형을 찾고 경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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