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차 집회에 비해 인원이 늘어 최소 12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르몽드,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250여개 지역에서 에마뉘에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 연금의 수령 나이를 62세에서 64세로, 기여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연금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주요 노조 8개 단체의 총파업과 함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내무부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 사람을 127만명으로 집계했다. 시위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경찰만 1만1000여명이 동원됐다.
8개 노조 단체 총파업까지 더해지면서 거리를 제외한 곳곳에서 교통 수단 운행이 중단됐다. 철도운영사들이 파업에 참여해 파리에서 니스까지 버스, 기차, 트램 등의 운행이 급감했다. 교원 노조도 파업에 참여해 보육교사와 초등학교 교사의 절반이 파업을 단행했다.
집회 주최 측 중 하나인 노동총동맹(CGT)의 추산으로는 280만명이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 동참했다. 강경 좌파 단체인 CGT는 지난 26일에도 집회를 열었다. 내무부와 주최 측의 추산 숫자에는 큰 괴리가 존재하지만 지난 집회보다 대규모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10년 니콜라 사르코지가 퇴직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조정한 이후 최대 규모 집회"라고 평가했다.
전 국민적인 파업이 일어나자 정치권도 불이 붙었다. 온건 우파로 분류되는 마크롱 대통령과 그의 정당 '르네상스'를 제외한 급진 좌파 장 뤼크 멜라숑과 급진 우파 마린 르펜 등이 연금 개혁에 극렬히 반대하고 나섰다. 파비앙 루셀 공산당 대표는 연금개혁은 "도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린 르펜 국민 전선 대표는 "연금개혁은 정부의 부당하고 잔인한 계획"이라며 반발했다.
마크롱 정부의 연금 개혁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연금개혁은 여전히 의회를 통과해야만 한다. 마크롱의 중도우파는 다수를 잃었다"며 "총리는 여전히 지지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의 연금 개혁 방침 철회를 촉구하며 이날 총파업에 돌입한 프랑스 주요 8개 노조는 2월 7일과 11일 추가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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