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노동 개혁 핵심 과제인 임금체계 개편 등 임금 문제를 논의할 상생임금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할 정책도 논의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상생임금위 발족식을 열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과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등 전문가 12명과 노동부·기획재정부 등 7개 관련 부처 고위급 공무원 7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임금체계 개편은 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핵심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노동시장 이중구조(임금과 안정성 등 근로조건이 질적으로 다른 두 개 시장으로 나뉜 것) 해소와도 닿아있다.
정부는 연공(여러 해 일한 공로)형 호봉제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공성은 노조가 있는 대기업의 임금체계에서 두드러진다. 반면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장의 61%가 아예 임금체계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호봉급 도입 비율은 근로자가 많고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 높다.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62.3%, 10∼29인 사업장은 42.4%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69.4%, 없는 사업장은 30.7%가 호봉급을 도입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런 임금체계는 대기업·정규직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고,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게 한다"며 "결국 노동시장 내 격차를 확대해 이중구조를 고착하는 원인으로 작동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가 적극 개입해 임금 체계·방식을 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임금은 노사 논의를 거쳐 기업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임금체계를 개편한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등 지원 방안을 상생임금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상생임금위는 임금에서 더 나아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제도 개편 방안도 논의한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구현을 위해 원·하청 간 임금 격차가 심각한 업종의 실태를 조사하고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임금 차별을 방지하는 해외 정책을 분석하고, 중소기업의 임금체계 구축 지원 방안도 모색한다.
이날 이재열 교수는 "현재 노동법제와 사회안전망으로 보호받는 대기업·정규직 12%와 보호에서 제외된 중소기업·비정규직 88%의 구조가 굳어졌다"며 “위원회에서 근본 해결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식 장관은 "이중구조 개선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혁의 궁극적 목표로, 이를 위한 핵심 고리가 바로 임금"이라며 "임금 격차가 이중구조의 바로미터(기준)"라고 밝혔다. 이어 "임금체계 개편 기업에 대한 차등적 지원 방안,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임금제도 정비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이후 '상생임금 확산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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