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맥 활용·상생경영 '합격점'...반도체 위기·지배구조는 '숙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현 기자
입력 2023-02-02 18: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취임 이후 빈 살만 왕세자·스페인 총리·인텔 CEO 등 유력 인사와 잇단 만남

  • 尹대통령 UAE 동행 37조 투자 유치 일조...다보스 포럼서 엑스포 유치 홍보

  • 격의 없는 소통·수평호칭 등 스킨십 경영...내달 주총서 등기이사 복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한 지 3일로 100일이 된다.

이 회장은 지난 100일 해외 경영 행보에 주력하는 동시에 협력사와 임직원을 두루 챙기는 ‘상생경영’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경기 악화로 인해 지난해 4분기 97%에 육박한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기업 생존전략 구상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작년 말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은 데 이어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또다시 UAE를 찾았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 방문 등에 동행하며 UAE로부터 300억 달러(약 37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이 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힘을 발휘했다.

윤 대통령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오찬에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인텔과 퀄컴 등의 CEO를 직접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도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에게 한국의 엑스포 유치 의지를 알렸다.

한국을 찾은 글로벌 인사들과의 면담도 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했으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피터 베닝크 ASML CEO, 올리버 집세 BMW CEO 등과의 만남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내부적으로는 임직원들을 챙기며 활발한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삼성화재 대전 연수원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격의 없는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지난달에는 설 연휴를 맞아 최근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삼성전자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했고, 다문화 가정을 이룬 외국인 직원 가족 180명에게도 에버랜드 연간 이용권과 기프트카드를 선물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달부터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그동안 직원 간에만 적용했던 '수평 호칭'의 범위를 경영진과 임원을 대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짧은 기간 보여준 그의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본격적인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그룹이 이재용 시대를 맞이하면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경기 침체 여파이기는 하지만 작년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97% 급감하며 겨우 적자를 면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전망도 나온다. 가전도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스마트폰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삼성의 대형 인수·합병(M&A)은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취임한 만큼 조만간 대형 M&A 소식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삼성그룹의 최대과제로 떠오른 지배구조 개편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지배구조 개편안 수립을 위해 연일 회의를 열고 있지만 구체화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하는 개편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삼성물산에 대한 국민 정서가 부정적인 만큼 지배구조 수립에 있어 시장은 물론 여론도 납득할 만한 대안을 내놔야 할 상황이다.

한 준법위 고위관계자는 “지주사 설립을 포함한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두고 회의하고 있다”며 “현재는 방법론과 지배구조 개편 방향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2023.1.19[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