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 업계 1위 한샘이 가격 인상을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인상률과 시점에 대한 논의를 거듭하는 가운데 아예 가격 인상 정책을 바꾸자는 논의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이은 가격 인상에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전날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한샘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3% 인상했다. 이달 중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침대‧소파 등 일반 가구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5%가량 올릴 예정이다. 가격 인상은 지난달 말부터 예고됐다. 하지만 한샘은 아직 인상 시점과 품목별 인상률을 확정하지 못했다.
한샘이 가격 인상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고려해서다. 한샘은 지난달 2일에도 부엌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2.7% 인상했다. 한 달 만에 또다시 가격을 인상할 경우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샘 관계자는 “부엌 가구는 자사가 직접 만들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일반 가구는 소싱(구매)하다 보니 원자재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인건비, 물류비 등이 전부 원가에 반영된다”고 강조했다.
사업 부서별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다 보니 지난해에는 횟수만 따졌을 때 연간 5차례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지난해 2월 창호‧부엌을 시작으로 3월 마루‧벽지, 4월 침대‧소파, 8월 침대 프레임, 9월 마루 순으로 가격이 올랐다. 잦은 가격 인상은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돌아왔다. 한샘에서 본부별 가격 인상 시점을 통합하려는 논의가 이뤄지는 이유다.
한샘 조직은 크게 ‘리하우스(리모델링)’ 본부와 ‘홈퍼니싱(가구)’ 본부로 나뉜다. 현재 두 본부 가격 인상 시점을 동일하게 맞추자는 의견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찮다. 가격 인상 요인이 없어도 다른 본부 인상 시점에 맞춰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피해가 되레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샘 관계자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가격을 올리는데, 연달아 가격을 인상하는 것처럼 보여 내부에서 고민이 많다”며 “가격 인상 시점을 동일하게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인위적으로 올리기는 어렵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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