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피해 집계에 따르면 설 연휴 디도스 공격으로 영업 피해를 본 전국 PC방 400여 곳 가운데 약 80%가 LG유플러스 유선망을 사용하고 있었다. 반면 KT는 15%, SK브로드밴드(SKB)는 5%에 불과했다.
LG유플러스가 소상공인 유선망 시장 점유율 1위라고는 하지만 디도스 피해를 본 PC방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다. LG유플러스의 디도스 공격 대응력에 의구심을 품은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디도스 피해 집계 중으로, 집계가 마무리되면 실제 피해를 본 PC방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하고 피해 복구 및 방지를 위한 방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게임이 주력인 PC방 업주들은 디도스로 인해 인터넷이 끊기면 일반 이용자나 다른 소상공인보다 사업에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게임조차 제대로 즐길 수 없다며 손님들이 떠나고 다신 찾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PC방 업주들은 당초 LG유플러스가 적절한 보상안을 제시하면 큰 문제 삼지 않겠다는 분위기였다. 디도스 공격을 사주한 해커가 문제이지 방어하는 입장인 LG유플러스에는 별다른 죄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지난달 29일(일) 두 차례 접속 장애에 이어 이달 4일(토) 오후 5시에 디도스로 인한 일부 인터넷 장애를 일으키면서 여론이 급반전됐다. 손님이 몰리는 주말 황금 시간대에 장애를 일으켜 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는 게 PC방 업주들의 주장이다.
이에 일부 PC방 업주들은 과기정통부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진정서를 내고, LG유플러스 용산 본사에서 트럭 시위를 추진하는 등 독자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높은 위약금에도 KT·SKB 회선으로 바꾸겠다는 사업자도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당초 디도스 피해를 본 PC방 업주들에게 3개월 동안 전용 인터넷 회선 속도를 향상(100~500MB→1GB)하고 이용료를 일부 할인하는 보상안을 계획했으나, PC방 업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추가 논의에 착수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디도스 피해를 본 PC방에 대한 보상안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정 PC방 IP(인터넷 주소)에 대한 공격이 일어난 설 연휴와 달리 지난달 29일과 이달 4일에는 LG유플러스 유선망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이뤄져 일반 이용자와 LG유플러스 결제망을 사용 중인 소상공인도 피해를 입었다.
오는 9일 열리는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디도스로 인한 LG유플러스 인터넷 장애가 개인정보 유출과 함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과방위는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규모가 당초 알려진 18만명보다 11만명 많은 29만명으로 집계됨에 따라 여야가 관련 논의를 최우선 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집계보다 피해자가 늘어난 이유는 유출된 개인정보 중에서 전자상거래보호법 등에 근거해 분리 보관 중이었던 LG유플러스 해지 고객 데이터가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개인정보 유출 시점과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관련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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