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판 '더 글로리'?…대통령 측 安 겨냥 "국정 운영 방해꾼이자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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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김서현 수습기자
입력 2023-02-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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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핵관' '安·尹 연대' 표현에 불쾌감

  • 安 "대통령실 선거개입 심각사안" 경고

  • 친윤계 vs 안철수 긴장 상태 이어질 듯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국회 행안위원장)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지난달 1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의원이 ‘안‧윤(안철수‧윤석열) 연대’라는 표현을 한 것에 대해 5일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안·윤’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안 의원 측은 “대통령실은 선거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둘러싼 안·윤 갈등은 공동정부의 사실상 해체 수순 징후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대통령실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안 의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전해졌다. 하지만 실체는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여권 핵심 인사인지, 대통령실 관계자인지 정체가 드러나진 않았다. 

그러다 이날 이진복 정무수석이 "'안‧윤 연대'라는 표현은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단언했다. 익명의 관계자로 전해졌던 대통령실의 안 후보를 향한 부정적 기류가 수석급 인사의 발언으로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이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이야기하나"라며 "그건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굉장히 흔드는 표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수석은 안 의원이 오히려 윤 대통령을 당 대표 선거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책임을 안 의원 측에 돌렸다. 그는 "후보가 대통령과 동격인 표현인 연대라는 표현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다"며 "지금 당 대표를 뽑는 선거다. 대통령 후보 선거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표현을 했다는 건 오히려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안 의원의 의도 아니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수석은 안 의원의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비판에 대해서도 "일부 후보들이 대통령 참모들을 간신배로 모는 것은 정말 부당한 얘기"라며 "대통령께서 간신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 하고 국정운영을 하겠나. 그건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나"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과 안 의원 간 갈등은 결국 시간문제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포기 이후 안 의원의 지지세가 친윤(친윤석열)계 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비슷하거나 앞서는 결과가 나오자, 이상 기류가 전해졌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친윤계를 중심으로 "윤심은 안철수가 아니다"라는 발언이 나왔고, 급기야 대통령실에서도 윤 대통령이 안 의원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여러 차례 내보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최근 일부 언론들은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윤핵관은 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쓸 말은 아니다"라며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또 윤‧안 연대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당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것은 극히 비상식적 행태"라며 "도를 넘은 무례의 극치"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했다.
 
안 의원 역시 그간 윤 대통령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던 입장에서 달라졌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대위와 선관위는 소모적인 윤심논쟁이 계속되지 않도록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및 친윤계와 안 의원 간의 긴장 상황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윤·안 연대' 공개 부인에다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면서 그를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안 의원의 '윤·안 연대' 주장은 지난해 3월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결과물 '윤석열·안철수 국민통합정부'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안 의원은 정부 탄생에 기여한 자신이 당권을 맡고, 총선 승리를 견인해 정부의 성공을 완성하겠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의 생각은 크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야권 단일화 협상을 하면서 안 의원의 행태에 실망했고, 이후 인수위원장직을 내줬으나 안 의원이 '자기정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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