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토지거래시 위탁관리인 지정...국토부, 불법투기거래 감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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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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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외국인 토지매수 현황. 국토부]


정부가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거래신고시 위탁관리인을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동산을 불법 매수한 뒤 해외로 출국한 외국인들의 조사 공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부처간 협업을 통해 조사대상자의 국내 거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출입국기록과 외국인 세대구성 자료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토교통부는 9일 외국인의 토지거래 불법행위 단속을 위한 기획조사와 함께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외국인 토지거래 과정에서 투기성, 불법성 거래행위를 집중 단속하기 위해 오는 10일부터 법무부, 국세청, 관세청, 농식품부, 한국부동산원 등과 기획조사에 착수한다.

이번 조사는 외국인의 토지 대량매입, 다수 지역 토지거래, 이상 고・저가 매수 등 토지거래에 대한 해외자금 불법반입, 명의신탁, 편법증여 등 위법의심행위에 대해 이뤄진다. 국토부는 외국인 1명이 최대 92필지의 토지를 대량매집하거나 미성년자의 토지매수(최저연령 3세), 조세회피처 국적자 거래(총 101필지) 등 이상징후가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2022년까지 외국인 토지 거래량은 연평균 2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84명의 외국인이 18만8713건의 토지를 매수해 전체 거래의 0.32%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외국인 토지 거래비율은 수도권에서 더 높았으며, 국적별로는 중국인(54.9%), 미국인(23.2%), 캐나다인(6.3%)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획조사는 최근 6년간 전국에서 이루어진 1만4938건의 외국인 토지 거래를 중심으로 업・다운계약, 명의신탁, 편법증여 등 투기성 거래가 의심되는 920건에 대해 진행된다.

고가 토지거래를 위해 해외자금을 불법반입하거나 편법대출을 받았는지, 자가 농업경영 의무를 위반한 농지 매수 사례는 없었는지, 미성년자 및 외국인간 직거래 등을 집중 살펴볼 예정이다.

국토부는 "외국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체류자격・주소지 등 정보를 보유한 법무부, 불법 외환거래를 단속하는 관세청 등과 협력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토지 투기의심거래 920건 중 농지거래가 490건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만큼, 농식품부와 협력해 농지법 위반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을 개정해 부동산 매수 후 해외로 출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조사 공백을 예방한다.

매수인이 거래신고시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잔금 지급일로부터 60일 초과 거주)를 두지 않을 경우에는 거래신고 시 국내 '위탁관리인'을 지정 및 신고하도록 하고 조사대상자의 출입국기록과 복지부(건강보험공단)가 보유한 외국인 세대구성 관련 자료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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