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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4분기 실적 '희비'…예상된 '조달 악화'에 실력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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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2-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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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에서 지난해 4분기 실적 희비가 확연히 갈렸다. 삼성카드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고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도 선방했다. 반면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예고된 ‘업황 악화’에 얼마나 선제적으로 잘 대비했는지 각사별 ‘사업 역량’이 여실히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는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 등 총 5곳이다.
 
이 중 가장 크게 웃은 곳은 삼성카드다. 삼성카드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익은 1658억원으로 전년 동기(1294억원)에 비해 28.1% 늘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당초 시장은 카드사들의 4분기 실적이 일제히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채권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채)’ 금리가 3배가량 뛰었고 그에 비례해 원가 부담이 커졌다.
 
삼성카드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 ‘자금 조달’ 다변화를 이뤄냈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작년 이자 비용은 4333억원으로 경쟁 업체인 KB국민카드(5096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상품 체계를 아이디(iD) 위주로 재정립하고 고객 기반 시장지배력을 강화한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신한카드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1363억원)에 비해 61% 줄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최악의 실적이지만 여기엔 미래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규모를 큰 폭으로 키운 영향이 컸다. 신한카드의 4분기 대손충당금 규모는 1048억원에서 1918억원으로 870억원 늘었다. 이는 실적 감소분인 826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즉 대손충당금을 제외하면 소폭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우리카드의 4분기 실적 역시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260억원)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조달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금융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실적 악화’를 방어했다는 평가다.
 
반면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조달 악화’에 직격탄를 맞았다. KB국민카드의 4분기 순익은 263억원으로 1년 전 (448억원)보다 41.3% 급감했다. 하나카드 역시 497억원에서 264억원으로 46.8%가 줄었다. 다음 달 30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4분기 실적 흐름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4분기 카드사 실적이 일제히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예상과 달리 업체별 희비가 크게 갈렸다”며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자금 조달시장이 악화될 게 기정사실화됐던 상황에 업체별로 얼마나 효율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는지 여부가 결과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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