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롯데제과, 농심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매출 3조원 이상을 기록한 식품 업체 수도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다.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란 악재 속에서도 해외 사업 호조와 가격 인상 효과에 힘입어 양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30조795억원, 대한통운 포함)을 돌파했다.
식품사업 부문 매출도 전년 대비 16.1% 성장한 11조42억원으로 최초로 10억원을 넘어섰다. K-푸드 열풍으로 해외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결과다. 해외 사업 매출은 5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등 주요 사업국에서 만두와 치킨, 가공밥 등 글로벌전략제품(GSP) 매출이 56% 성장해 식품에서 글로벌 매출 비중이 역대 최고인 47%까지 올라갔다. 올해는 식품 매출 비중에서 해외 매출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처음으로 매출 3조원 이상 호실적을 기록한 식품 기업도 8개로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4개) 늘어난 수준이다.
재작년인 2021년까지 연매출 3조원 이상을 기록한 식품 기업은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현대그린푸드 등 4개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제과, SPC삼립, 농심이 매출 3조원을 뛰어넘었고 오뚜기도 3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롯데제과는 작년 7월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하면서 단숨에 매출 4조원을 넘겼다. 통합 롯데제과 매출액은 4조745억원이었다. 제과·푸드·해외 부문의 고른 성장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업계 2위인 대상(매출 4조854억원)과 매출 차이가 100억원 정도로 근소한 만큼 2위 자리를 놓고 올해 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과 SPC삼립도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의 작년 매출은 3조1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성장했다. SPC삼립은 포켓몬빵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3조31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5% 증가한 수준이다.
내달 실적을 발표하는 오뚜기도 가뿐히 매출 3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뚜기의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2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신장했다.
가격 인상도 이 같은 양적 성장을 거들었다. 농심은 작년 3월과 9월에 스낵과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제과도 같은 해 4월 과자·빙과류 등 가격을 최대 1300원까지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식품 업체들이 원재료 비용 등 제반 비용 상승 악재에도 불구, K-푸드의 인기로 해외에서 성과를 내며 매출 상승 폭이 컸다"며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업체도 적지 않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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