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1호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국내 제조사인 에임메드가 불면증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개발한 ‘솜즈(Somzz)’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5일 충북 오송 식약처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에 대해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오 처장은 “이번 허가는 혁신 제품 개발을 위한 산업계의 노력과 의료 현장에서 제품을 사용하기까지 기간을 80% 단축하는 등 관계 부처 간 긴밀한 협업이 함께 이루어낸 성과”라며 “국내 기술로 대한민국 디지털 치료기기 시대가 새롭게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 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했다. 치료법은 불면증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들에 대한 중재(교정)를 목표로 한다.
환자는 본인 스마트폰에 제품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한 뒤 앱이 제공하는 △수면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중재 등 6단계 프로그램을 6~9주간 모두 수행해야 수면 효율을 높여 불면증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오 처장은 “식약처는 국내 임상시험 결과를 꼼꼼하게 검토했으며 제품 사용 전에 비해 사용 후 불면증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의료기기위원회를 개최해 과학적이고 철저한 심사를 거쳐 허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 당장 사용되진 않는다. 솜즈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돼 이를 활용하는 병원에서는 이용할 수 있지만 건강보험 급여 체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적절한 시장 가치를 인정받고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오 처장은 “국내 업체가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기술 혁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국내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바꾸겠다”며 “연구개발(R&D) 코디, 규제 전문가 밀착 상담, 글로벌 기준 적용 등 지원을 위한 다리를 단단하게 놓아 제품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신기술 혁신 제품 출시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2020년 8월 세계 최초로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개별 제품에 특화된 안전성·성능평가와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제공해왔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다양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2027년까지 약 10종에 대한 맞춤형 임상·허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추가 개발하는 등 국제적인 규제 표준을 선도·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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