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로이터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기자와 만나 "빅테크와 통신 네트워크 비용 부담에 대한 협의(컨설테이션)를 시작할 계획이다"며 "MWC 2023 행사 기조연설을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컨설테이션은 영미권 국가에서 특정 법안을 제정하기에 앞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다.
도이체텔레콤·오렌지·텔레포니카·텔레콤이탈리아 등 EU 이동통신사는 수년 동안 대부분의 인터넷 트래픽을 일으키는 미국 빅테크 기업이 5G와 광대역 유선망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샌드바인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에서 절반에 가까운 약 48%를 구글·넷플릭스·메타·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 등 여섯 개 빅테크 기업이 유발했다. 전체 트래픽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고, 이 가운데 영상 트래픽 비중은 약 66%로 절반을 넘는다.
브르통 위원이 빅테크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는 법안을 공식화함에 따라 MWC 2023 행사에서 관련 논의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에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상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대표 등 통신 업계 핵심 관계자가 망 이용대가 논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르통 위원은 이동통신사, 빅테크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묻는 협의 절차가 약 12주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이해관계자들에게 정책 질의서를 발송한 후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올해 연말까지 망 이용대가 법안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브르통 위원은 통신, 반도체 등 EU 정보통신기술 정책을 결정하는 인물로 차기 EU 집행위원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그가 EU 집행위원장에 당선되면 EU를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망 이용대가 법안 제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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