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반도체 동상이몽… "3배 인버스" VS. "쌀 때 더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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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3-02-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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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美 반도체 인버스 ETF 2억3031만달러 베팅

  • 개별종목에선 TSMC를 7488만달러어치 순매수

[사진=게티이미지]


업황 불황으로 반도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서학개미 사이에서 순매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를 틈타 "쌀 때 더 담아두자"는 투자 심리도 발동하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서학개미들은 미국 반도체 인버스 ETF에 2억3031만 달러를 순매수하며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SOXS)’가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나스닥 지수에 반대로 3배 움직이는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로 1억8910만 달러를 사들였다. 

SOXS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2.48%, 1.62% 하락했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두 지수가 언제든지 급락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하락장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워런 버핏, 블랙록, JP모건 등 월가 금융회사들 지난해 4분기 TSMC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버스에 대한 서학개미의 매수세는 거세지고 있다.
 
TSMC의 경우 '저점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서학개미들은 TSMC를 7488만달러어치 순매수하며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0위권 순위에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반도체지수 하락을 이용해 단기 차익을 노리려는 것이다. 

'저점 매수'는 최근 챗GPT·미국 투자 확대 등 반도체 관련 호재 영향 때문이다. TSMC는 얼마전 열린 이사회에서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자본금을 최대 35억 달러(4조4520억원)까지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TSMC는 앞서 지난해 12월 말 400억달러(50조8800억원) 규모의 애리조나 공장 투자를 발표했다. 

챗GPT 열풍으로 고성능컴퓨팅(HPC)칩이 각광 받고 있다. 이는 5나노 이하 공정으로 만들어지며, TSMC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 역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챗GPT 열풍에 따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이 고성능 D램 생산을 주도 하고 있어 향후 반도체 설계, 장비 업동이 동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4나노 공정 기반 파운드리 제품을 현지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만 공장을 운영하는 SK하이닉스도 미국에서 첨단 패키징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반도체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쓸어담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는 3조3790억원, SK하이닉스는 963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는 2조603억원, SK하이닉스는 95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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