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압박 속도 내는 정부 "20년 장기 과점...피해는 국민이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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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2-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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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윤규 차관 "잦은 통신 사고, 과점이 원인...담합 형성 분위기 반성해야" 지적

  • 중간요금제 상반기 중 확대하고 요금 납입 시기 자율화 추진

  • KT·LGU+는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 활성화 방안 공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 착수회의'에서 통신시장의 경쟁촉진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정부가 20년이 넘는 이동통신 3사 장기 시장 과점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20일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통 3사를 향해 "요금 구조나 종류를 보면 실제 담합은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담합이 형성되는 분위기는 아니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연이어 터진 통신 장애, 고객정보 유출, 디도스 공격에 따른 침해사고는 이런 과점 상태에서 안주하는 가운데 경각심 결여로 일어난 결과는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가 소비자 편이 아닌 이통 3사 편을 든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이날 박 차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주재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가계통신비 경감을 주문한 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저렴한 요금에도 불구하고 유·무선 결합할인이 없어 그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던 온라인 요금제를 실효성 있게 운영할 방안을 공개했다. 

박 차관은 "LG유플러스가 2월 중 온라인 요금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고 KT와도 3월 중으로 협의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LG유플러스에 이어 3월 중 SK텔레콤·KT도 시니어(어르신) 요금제를 출시하고 연령대에 따라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

박 차관은 "이통 3사가 상반기 중 40~100GB 구간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매달 납부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졌던 통신요금을 분기 또는 반기별로 내는 선택 요금제도 선보이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 3사가 오는 3월 전 국민에게 무료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무선 데이터 이용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정책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관리·감독한다.

정부·학계·출연연 전문가 16명이 참여한 TF 회의에선 올해 하반기 선정 예정인 28·3.7㎓ 기반 제4 이동통신사 안착 방안과 이용자들이 이통 3사의 기준 대신 사용한 데이터에 비례해서 부담하도록 하는 신규 요금제 도입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이후에도 통신과 주파수 분과로 나뉘어 정부의 신규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을 입안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맡는다.

이통 3사는 이러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통신 사업에 제아무리 공익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기업이 운영하는 만큼 정책 추진에 앞서 긴밀한 협의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3월 전 국민 무료 데이터도 정부가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통보함에 따라 이통 3사가 급히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 지난 2018년 추진한 '보편요금제'의 전철을 밟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당시 가계통신비 경감을 이유로 이통 3사를 강하게 압박하며 저가 요금제 출시를 강제하는 '보편요금제'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이통 3사가 가입자 수 확대 경쟁을 하며 월 3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잇달아 선보임에 따라 보편요금제는 20대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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