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두바이에 선보인 '아틀란티스 더 로열(Atlantis The Royal)'이 8년간의 대장정을 거쳐 준공에 성공했다. 이 호텔은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를 잇는 초대형 랜드마크로, 글로벌 특급 호텔 건축의 지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집념과 끈기가 'K-건설'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건설은 2015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수주해 이듬해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아틀란티스 더 로열'호텔을 약 80개월간의 공사 끝에 성공적으로 완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호텔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 인공섬에 위치했다. 44층 초특급 호텔 3개 동 791객실과 39층 최고급 레지던스 3개동 231가구의 초대형 규모다. 2015년 수주 당시 쌍용건설의 최대주주였던 두바이 투자청(ICD)이 발주했으며, 쌍용건설은 프로젝트 주관사로서 2015년 12월 벨기에 베식스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호텔을 하늘에서 보면 'S'자로 휘어진 모형이다. 각 층을 레고블록처럼 쌓아 올려 외관이 비정형적인 모습이다. 호텔과 레지던스는 각각 44층과 39층 규모인 2개의 독립건물이지만 80m 높이에 설치된 초대형 철골구조의 '스카이브리지'로 두 건물이 연결된다. 스카이브리지 옥상에는 90m 길이의 스카이 풀(인피니티 풀)이 있어 두바이의 독특한 스카이라인과 걸프만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텔 로비에는 4개의 화려한 수족관이 설치됐다.
한승표 쌍용건설 상무(현장소장)는 "레고모양 블록을 모두 유선형으로 휜 건축물 시공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면서 "외벽 마감용으로 붙이는 3만3000개의 패널이 모두 유선형일 만큼 복잡한 구조다"라고 말했다.
호텔 설계에는 두바이를 비롯해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14개 국가에서 54개 컨설턴트가 참여했다. 두바이 랜드마크인 '부르즈 할리파' 시공을 맡았던 베식스 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공사 난이도가 높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베식스 임원들마저도 163층의 부르즈할리파 시공보다 더 어려웠던 현장으로 꼽았다"면서 "특히 3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사기간과 투자액이 증가해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당초 이 호텔은 2021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사기간이 2년여가량 연장됐고, 공사비 역시 설계변경으로 수주 초기 8억4000만 달러(약 8962억원)보다 4억1500만 달러(약 6500억원) 증액됐다.
프로젝트 성공에는 '노장의 투혼'을 발휘한 김석준 회장이 있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호텔의 '시작과 끝'을 진두지휘하며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는 2016년 착공부터 매년 한국과 두바이를 오가며 직접 현장을 챙겼다. 특히 추석과 설 등 명절 때는 열일을 제치고 방문해 프로젝트 애로사항을 점검했고, 직원들의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2년에도 "해외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챙기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 위험하다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국길에 올랐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세계적인 특급호텔로 손꼽힐 '아틀란티스 더 로열' 준공으로 해외 고급건축 시공실적 1위 건설사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이 여세를 몰아 두바이와 중동에서 고급건축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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