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지부진했던 제약주가 올해 신약 개발 소식 등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구개발(R&D) 발표, 물적분할, 실적 개선 등 회사별 호재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이에 중소형 제약주의 반등을 시작으로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공장 증설 계획 등을 앞두고 있어 제약주 전체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제약 지수는 7855.17로 마감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말 7263.80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7.52% 올랐다. 같은 날 비보존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를 기록하며 1487원에 마감해 이날 제약주 기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 밖에도 에이치엘사이언스(22.38%), 알피바이오(6.68%) 등이 장 마감 직전까지 힘을 받으며 상승 마감했다.
전날에는 HLB 물적분할 소식에 166개 제약 기업 중 147개가 상승하며 덩달아 수혜를 입기도 했다. 지난 16일과 17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비보존제약은 비마약성 진통제 임상 3상과 관련해 과장됐다는 논란에 전날 22% 이상 하락했지만 이내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에이치엘사이언스는 식물성 페놀 성분이 들어간 샴푸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강세로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주 전체에 특별한 모멘텀은 없었다”며 “회사 개별 이슈 등 단순한 테마성 이슈로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하고 있는 제약주 대부분은 시가총액 1조원 미만인 중소형으로 시가총액 대부분이 최소 753억원에서 5000억원대에 그친다. 권 연구원은 "한미사이언스, 녹십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시가총액 수조 원을 넘는 대형주들은 반등하지 못했다"며 "현재까지는 중소형주에만 한정돼 수급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를 필두로 올 상반기에는 수출 잠재력이 있는 제약주에, 하반기에는 신약 개발 잠재력이 큰 바이오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상반기 각 회사의 글로벌 임상 진행 소식, 수출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전반적으로 수급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쯤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바이오주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것”이라며 “제약주보다는 바이오주 중에서 의미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기업 주가는 회복 추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올해 1월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카네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를 받아 바이오젠과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 기업 임상 결과 소식에 신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바이오주도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게다가 올 하반기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증설 발표 얘기도 나오고 있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도 올라가고 있다.
이러한 호재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관건이라고 증권가에서는 말한다. 금리가 인하돼야 기업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R&D 투자, 글로벌 임상 진행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주가 상승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 연구원은 “올해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잦아든 뒤 1분기보다는 2분기, 그리고 3~4분기 정도에는 제약주도 더욱 오를 것이라 본다”면서 “제약사들로서도 비용 부담이 더 줄어들면 활발하게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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